심정지로 쓰러진 어르신을 심폐소생술 중인 노연우 구의원. 서정배 동대문구 의용소장대장 제공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선거 유세가 한창인 가운데, 선거운동원들이 거리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어르신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거운동원인 동대문구의회 소속 노연우 구의원, 민경옥 전 구의원, 정선우씨는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2동 일대 유세 중 심정지를 당한 노인을 발견했다. 정씨가 쓰러진 어르신을 최초로 봤고, 민 전 의원은 곧장 119에 신고했다. 노 의원은 망설임 없이 어르신에 향해,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심폐소생술 등 응급 대처를 실시했다.
노 의원은 14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선거 운동이라고 해도,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응급 상황이라면 여야 상관없이 누구나 발 벗고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은 장안2동 근린공원에서 발생했다. 노 의원은 "3명이서 근린공원 근처로 선거운동을 하러 갔다. 평소 많은 어르신께서 장기를 자주 두시는 곳"이라며 "갑자기 의자에 앉아 계셨던 어르신 한 분이 쓰러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 보이셨다. 그래서 다른 운동원한테 119 신고를 요청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신속하게 이뤄진 응급 대처의 효과는 컸다. 노 의원에 따르면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어르신의 의식이 돌아왔다. 노 의원은 "그래도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어르신을 보살펴야 했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도착한 이후에는 혈압 측정 등 응급 처치를 했다. 이후 가족에게 전화해 어르신의 상황을 전달했다"고 떠올렸다.
노연우 구의원(가운데)이 쓰러진 어르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서정배 동대문구 의용소장대장 제공
해당 사건은 민병두 전 국회의원이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민 전 의원은 이날 "이재명 후보 선거운동원인 동대문구 노연우 의원이 심정지 어르신을 구했다"며 "어제 뒷골목 유세 중에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하고 119에 연락한 후 심폐소생술. 그리고 119에 인계했다"고 썼다. 이어 "정치는 본질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예술"이라고 덧붙였다.
민 전 의원은 "이참에 모든 선거운동원이 잠깐 시간을 내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는 것도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도 소방대원 격려하는 자리가 있으면 교육을 받는 것도 의미 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선거운동"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후보도 노 의원의 소식을 접한 뒤 "정말 다행"이라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 두 팔 걷어 앞장서신 노연우 의원님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어제 선거운동 중 심정지로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한 동대문구 의회 노연우 의원님이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했다"며 "본래 정치란 사람을 살리기 위함이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노 의원은 "과거 소방의용대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상황에 임했다. 그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누구라도 나섰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민 전 의원이 제안한 선거운동원 심폐소생술 교육에 대해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요즘은 갑자기 쓰러지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소방대원들을 통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노 의원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여성위원장 등을 지냈다. 동대문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부위원장, 행정기획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선대위 소속으로 동대문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