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윤석열 정부 미래전략기획관 출신인 장성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막기 위해서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백고초려'(百顧草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성민 전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김문수 후보, 한덕수 전 총리에 삼고초려(三顧草廬) 아닌 백고초려"해야 한다며 "어제오늘 홍준표 캠프가 짐보따리를 싸들고 이재명 캠프로 이탈했다. 이런 탈당 행위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 김문수 후보가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이는 전통적 보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4일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김문수 후보는 45%의 지지를 받으며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9%를 얻으며 지난 대선(대구 21.6%, 경북 23.8%)보다 높게 나타났다.
장 전 의원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수도권 중도 표심이 이탈하는 배경에 관해 "지금 이 집토끼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탄핵의 영향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약속 파기 후폭풍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중도 표심)이 중시한 것은 법과 정의, 공정과 상식, 질서와 안정이다. 뭐라 해도 중도 표심의 관심 포인트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며 "하지만 한 전 총리에 비해 김 후보는 경제, 통합, 개헌, 중도 가치에서 이슈 장악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장 전 의원은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끌어들이려면 결국 한 전 총리를 삼고초려를 넘어 '백고초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장 전 의원은 "전국을 김문수가 아닌 김덕수로 동행하는 '어깨동무 캠패인'을 펼쳐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두 명의 후보로 대선 캠페인을 하는 셈이기 때문에 선거 캠페인의 시너지 효과는 새로운 대선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과 4범에게 나라를 맡기고 이재명 한 명을 살리자고 대한민국이 죽고 이 나라 법과 민주주의가 붕괴하는 이런 험난한 역사를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김문수 후보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백고초려하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재명이 주도한 지금의 판을 뒤집어엎자. 아직 우리에게는 20일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의 판을 12번도 더 뒤집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한편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선대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며 '원팀 선대위'에 차질이 빚어졌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