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이 23일 오전(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ITTF한국 탁구의 마지막 세계선수권 단식 메달리스트 안재현(26·한국거래소)이 6년 전 깜짝 메달의 재현을 노린다.
안재현은 23일 오전(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프랑스 탁구 천재 펠릭스 르브렁(프랑스)을 눌렀다. 풀 게임 접전 끝에 4 대 3(10-12 11-9 14-12 7-11 12-14 11-6 11-9)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중 유일한 단식 8강 진출이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8위 장우진(세아)과 여자 단식 10위 신유빈(대한항공)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세계 17위 안재현은 6위 르브렁에 첫 게임을 듀스 끝에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게임을 11 대 9로 따내 균형을 맞춘 뒤 3게임 듀스 접전도 이겨내 앞서갔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18살 천재 르브렁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4게임을 4점 차로 따낸 뒤 5게임마저 듀스 끝에 잡아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안재현의 뒷심이 더 강했다. 안재현은 벼랑에서 6게임을 5점 차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몰아 안재현은 특유의 활동량으로 코트 전체를 커버하는 경기력으로 7게임까지 11 대 9로 이겨 승리를 확정했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안재현. ITTF안재현은 경기 후 "상대가 잘하는 선수지만 나는 '강강약약' 스타일로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라는 사실도 의식하지 않았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어 "한 번 붙어본 것도 도움이 됐는데 오히려 르브렁이 나보다 세계 랭킹이 높기 때문에 더 위축되지 않았나 싶다"고 승인을 짚었다.
8강전 상대는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28)로 세계 3위의 강자다. 안재현은 "아직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지만 지금처럼 잘 준비하면 기회가 한번쯤은 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재현은 20살이던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세계 157위에 불과했던 안재현은 예선부터 치르는 강행군에도 16강에서 4위였던 16살 일본의 신동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누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역대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최연소 메달이었다. 안재현은 당시 대표팀에 유일한 메달을 안기는 활약을 펼쳤다.
과연 안재현이 6년 전 부다페스트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까. 이번 대회 한국 탁구 단식의 마지막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