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 김서현. 연합뉴스프로야구 구원왕 경쟁이 뜨겁다. KBO 리그 3년차에 첫 마무리 중책을 맡은 한화 김서현(21)과 2년차 마무리 박영현(22) 등 영건들이 세이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둘은 20일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나란히 세이브를 올렸다. 시즌 14세이브로 나란히 공동 1위를 달렸다.
김서현은 NC와 울산 원정에 4 대 1로 앞선 8회말 2사 1, 3루에 등판했다. 선발 문동주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어 8회말 등판한 필승조 한승혁이 몸에 맞는 공과 볼넷 2개, 폭투로 실점하며 무너진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김서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형준을 상대로 시속 155km 몸쪽 높은 속구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속구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찌르는 정교한 제구까지 선보여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김서현은 9회도 마운드에 올라 3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서호철, 한석현, 정현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졌다. 4개 아웃 카운트 모두 삼진이었다.
올해 김서현은 마무리 주현상의 부진으로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신입 클로저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리쿼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에 변화구까지 제구가 잡히면서 25경기 평균자책점(ERA) 0.75를 찍고 있다. 1패 14세이브 1홀드에 블론 세이브는 1개도 없다. 한화 돌풍의 든든한 마무리다.
kt 마무리 박영현(오른쪽). kt이에 질세라 박영현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KIA와 수원 홈 경기에서 박영현은 5 대 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실점했지만 승리를 지켜냈다.
출발은 불안했다. 박영현은 무사에서 김도영, 1사에서 김선빈에게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박정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 3루에 몰렸다.
하지만 박영현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변우혁을 절묘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태군도 변화구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해 경기를 끝냈다. 시속 140km 후반대 돌직구가 맞아나가자 다른 승부구를 던졌다.
2022년 입단한 박영현은 2023년 3승 3패 4세이브에 홀드왕(32개)에 오르며 최고의 필승 불펜으로 활약했다. 팀 마무리 김재윤의 삼성 이적 속에 지난해 중책을 맡아 25세이브(10승 2패)로 구원 4위에 올랐다. 풀 타임 마무리 2년차인 올해 구원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KIA 마무리 정해영. 연합뉴스영건들의 약진에 기존 정상급 마무리들도 분발하고 있다. 지난해 구원왕 KIA 정해영(24)과 롯데 김원중(32)이다. 비록 이날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이들은 13세이브로 1개 차로 구원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정해영은 지난해 31세이브로 생애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최연소 100세이브 등 마무리 전설로 자라날 가능성도 입증했다.
올해도 정해영은 20경기 1승 2패 13세이브 ERA 2.08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정해영은 20일 팀이 뒤져 있어 박영현의 세이브 1위 도약을 지켜봐야만 했으나 KIA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등판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 롯데김원중도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 태세다. 20경기 1승 13세이브 ERA 1.27의 특급 질주다. 지난 2020년 풀 타임 마무리로 변신한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 2020년 마무리로 25세이브(3위)를 올리며 자리를 잡았다. 2021년에는 35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2위에도 올랐다. 김원중은 2023년 30세이브(3위) 등 롯데 구단 최초 100세이브를 돌파했지만 아직 구원왕 타이틀이 없다. 가을 야구를 노리는 롯데의 기세 속에 김원중도 첫 타이틀을 노린다.
영건들의 공습이냐, 기존 마무리들의 수성이냐. 최고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올해 프로야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