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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LG 팬 모두 욕해요" 타격 46위인데도 못 뺀다, 애증의 수비 장인 LG 박해민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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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27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2회초 이진영의 타구를 점프 캐치하고 있다. LGLG 박해민이 27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2회초 이진영의 타구를 점프 캐치하고 있다. LG
최근 2달 동안 타율이 2할을 간신히 넘는다. 10경기로 한정하면 1할대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뺄 수가 없다. 안타가 없어도 몇 점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LG 외야수 박해민(35)이다. 팀을 구하는 천금 수비로 승리의 발판을 놓고 있다. 타격이 안 돼도 수비로 존재감을 뽐낸다.

박해민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수 차례 환상적인 수비를 펼쳤다. 팀의 2 대 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2회초 시동을 걸었다. 박해민은 1사에서 이진영의 좌중간 큼직한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달려가 담장 앞에서 점프해서 잡아냈다. 2 대 0으로 앞선 가운데 놓쳤다면 단숨에 득점권 기회를 내줄 뻔한 상황을 없앤 장면이었다. 선발 임찬규의 박수를 이끌어낸 호수비.

박해민은 3회초에는 앞으로 뛰었다. 선두 타자 박해민의 짧은 안타성 타구를 쫓아 슬라이딩하며 캐치했다.

경기 후반에도 박해민의 슈퍼 캐치는 이어졌다. 2 대 1로 불안하게 앞선 8회초 1사에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김진성을 상대로 때린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끝까지 뛰어가 포구했다. 결국 LG는 2 대 1로 이겨 2위 한화와 승차를 3.5경기로 벌리며 1위를 질주했다.

이날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수비 하나가 실점 몇 개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오늘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은 박해민의 훌륭한 수비였다"라고 칭찬했다.

박해민은 경기 후 "사실 최근 타격이 좋지 않다"면서 "경기 전 일찍 나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박해민은 이날도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타선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2푼5리(32타수 4안타)에 시즌 타율 2할2푼5리(160타수 36안타)다. 규정 타석을 채운 50명 중 46위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수비하고 있다. 박해민은 "수비까지 못 하면 뛸 수 있겠나"면서 "내가 이정후(샌프란시스코)처럼 치는 타자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해민은 한화 팬들에게는 원망의 대상 그 자체였다. 이에 박해민은 "종종 다른 팀 팬들에게 원성을 듣는다"면서 "반대로 LG 팬들에게도 타격을 못해 비슷한 소리를 듣는데 두 팀 팬들 모두에게서 미움이 대상이 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3회초 최재훈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LG 박해민. LG3회초 최재훈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LG 박해민. LG
2023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만든 수비상 수상자다운 비결도 들려줬다. 박해민은 "전력 분석팀에서 주는 페이퍼가 큰 도움이 된다"면서 "임찬규나 김진성 형 등 제구가 좋은 투수들은 포수가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어 코스와 볼 카운트에 따라 믿고 움직이면 잡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진영의 타구에 대해 박해민은 "당겨치는 타자라는 걸 알고 있어서 타구가 그쪽으로 갈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플로리얼의 타구에 대해서도 "플로리얼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도 때릴 수 있는 타자라는 걸 알았고, 피치컴을 통해 포수 박동원이 바깥쪽 빠른 공을 주문하는 걸 들어 (좌중간) 뒤쪽으로 수비 위치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스피드는 줄었지만 경험은 쌓일 대로 쌓였다. 박해민은 "잘 맞은 타구는 얼마만큼 내가 (공을) 안 보고 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진영과 플로리얼 타구는 내가 보면서 뛰었다면 잡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일단 낙구 지점을 예상해 전력 질주한 뒤 비로소 타구를 보면서 잡는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감각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박해민은 이미 훈련이 돼 있다. 박해민은 "나도 처음에 훈련할 때는 많이 놓쳤다"면서 "그러나 차츰 오차를 줄여갔고, 실제 경기 때도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어 "공을 안 보고 뛸 때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면서 "젊을 때는 스피드가 더 빨랐겠지만 지금은 경험이 쌓여 더많은 생각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상황에 맞게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해민의 통산 타율 2할8푼3리다. 올해 역대 개인 최악의 타율에도 박해민이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이유는 리그 최정상급 외야 수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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