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9일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내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네 번째,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 인하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하향했고,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마저 우려되는 만큼 기준금리라도 낮춰 경기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재정정책 없이 기준금리만 계속 내릴 경우 집값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00%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격차는 환율 상승 등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면서 통화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11월에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동결했다가 2월 0.25%p 인하로 통화 완화를 재개했지만, 지난달 환율 불안 등을 근거로 다시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2%로 나타나는 등 경기 악화가 지표로 속속 확인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0.8%로 하향조정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1.6%에서 0.8%로 대폭 하향했다. 이달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전망치를 1.7%에서 0.7%로 1.0%p나 내렸다.8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4월 말 기준 0.8%였다.
최근 월/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금리 인하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집값과 가계대출을 자극하고 환율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0%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한국은행이 올해 한 두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