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보다 투표 중요"…첫 투표 나서는 고3 "갈등 사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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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잘돼야 나도 잘 돼…첫 투표권, 꼭 행사해야죠"
"사익보단 공익" "경제 살려달라" 10대 유권자들의 소망
"정치는 혐오가 아닌 존중으로 이뤄져야…존중 사회 만들어 달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2동 사전투표소에서 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생애 첫 투표를 위해 투표용지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2동 사전투표소에서 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생애 첫 투표를 위해 투표용지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6월 모의고사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바로 세울 대통령 선거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드디어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돼 기뻐요.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느낌도 들어요."

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인근에서 만난 고3 학생들은 생애 첫 투표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주말임에도 수험 준비로 바쁜 모습이었지만, 선거 이야기가 나오자 이들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학생들은 "권리가 주어진 만큼 직접 행사하고 싶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도 바뀐다" 등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생애 첫 선거권을 갖게 된 만 18세 유권자는 전국 고3 재학생 45만 3812명 중 19만 2439명이다.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되면서, 선거일 기준 2007년 6월 4일생까지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18) 군은 "공부도 결국 잘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라가 잘돼야 나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에 투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새롭게 출범할 정부를 향해선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도 살렸으면 좋겠다. 특히 집값 같은 문제는 나중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삶과도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박모(18) 군은 "선거권을 얻은 만큼, 직접 투표를 해보고 싶었다"며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군은 "처음 해보는 투표는 낯설지만 신선했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편 가르기를 그만하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영등포에 거주하는 신모(18) 양은 본투표 당일 투표소를 찾을 계획이다. 그는 "권리를 가진 만큼 안 하는 것보다는 행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부모님이 세금 문제로 걱정하는 걸 보면서, 그게 이제 나한테도 영향을 주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라 긴장도 되지만,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양 국제고에 재학 중인 임모(17) 양은 생일이 선거일 이후라 이번 선거에는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임양은 "주변에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다"며 "6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선거일이 겹쳐 아쉽다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투표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친구들의 생각을 전했다. 6월 모의고사는 당초 6월 3일 예정돼 있었지만 대선일이 확정되면서 하루 연기됐다.
 
임양은 차기 정부를 향해 '서로가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서로 다툼으로 이어지는 일이 있다"며 "토론보다는 감정 싸움이 되고, 갈라치기 같은 정치가 친구들 사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혐오가 아니라 존중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세대가 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정치에 회의적인 시각도 일부 있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권모(18) 군은 "정치에 관심이 크게 없고, 누굴 뽑아도 달라지는 게 없을 것 같다"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권군은 "경제가 더 힘들지만 않게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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