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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故 김충현 노동자 휴대폰에 한전KPS 작업지시 정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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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을 포함해 고인이 한전KPS 소속 직원 김모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대책위 제공사고 당일을 포함해 고인이 한전KPS 소속 직원 김모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대책위 제공
태안화력에서 작업 중 숨진 고(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의 휴대전화에서 원청인 한전KPS 측의 작업 지시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2일 "'고인이 임의로 작업했다'는 한전KPS의 말이 거짓말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충현씨의 휴대전화에는 한전KPS 소속 직원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가 저장돼있었다. 이 대화에는 지시받은 작업이 완료됐음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김충현씨가 한전KPS 소속 직원 김모 씨에게 공작물 사진을 전송하며 "다 됐습니다"라고 말하자, 김씨가 "어, 애썼네"라고 답한 대화가 발견됐다. 대책위는 해당 작업이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한 '작업 전 안전회의'(TBM, Tool Box Meeting) 일지와 일치한다며, 원청의 지시 하에 수행된 작업임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충현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27분쯤 태안화력발전소 한전KPS기계정비동에서 선반으로 펌프 밸브 조절 핸들을 가공하던 중 사망했는데, 이 대화는 사고가 일어나기 1시간 10여 분 전 이뤄졌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태안화력 故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조사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진일 대책위 상황실장이 1차 사고조사 발표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태안화력 故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조사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진일 대책위 상황실장이 1차 사고조사 발표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다른 대화들에서도 김씨가 작업 완료 후 사진과 함께 가공 상태를 상세히 설명하면, 한전KPS 직원이 "괜찮다", "고맙다", "고생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식의 보고 체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난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대책위는 또 "사고가 발생한 공작물 역시 TBM 일지에 작업 지시 내용이 담겨있다"며 "김충현씨에게 한전KPS의 업무지시는 일상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가 발생한 공작물에 대해서는 또다른 한전KPS 소속 직원과 TBM 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김영훈 지회장은 "최근 경찰이 고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작업을 지시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불법파견의 증거이자 공기업이 다단계 하청구조를 만들어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하청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긴 구조적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충현씨의 사망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원청의 책임 회피 구조에서 비롯된 구조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책위는 12일 오후 3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지청에 유족과 대책위의 사고조사 참여 보장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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