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튀르키예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 체포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2일(현지시간) 사바흐, 줌후리예트 등 튀르키예 매체에 따르면 전날 밤 이스탄불시청 앞 사라차네 광장에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이마모을루 시장 구속 100일을 맞아 열린 시위에서 4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 명령을 거부하고 물병 등을 던지며 행진을 이어가려다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며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 언론인도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바흐는 현장에서 시위대 일부가 복면을 쓰고 "이슬람의 이름으로 '샤리아'(율법)를 원하는 자들을 사라차나에서 한 명씩 교수형에 처할 것"과 같은 위협적인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슬람주의를 내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겨냥한 표현으로 보인다.
집회를 주도한 외즈귀르 외젤 CHP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에르도안은 더는 대통령이 아니라 군부 지도자"라고 맹비난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대통령을 모욕하고 경찰에 저항한 42명을 체포해 사법처리에 착수했다"며 "자유라는 가면을 쓰고 증오와 도발이라는 독을 거리로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 3월 19일 부패 및 테러 혐의로 체포됐고, 법원은 23일 구속을 결정했다. 내무부는 즉각 그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대통령선거를 앞당겨 치르자고 주장하는 CHP는 체포 닷새째인 3월 23일 당내 경선을 강행해 옥중에 있는 이마모을루 시장을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이후 CHP와 이마모을루 시장이 반정부 시위를 독려하며 정치 불안정이 이어졌고, 일시적으로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도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