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규모 감세와 신에너지 산업 지원 폐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담은 소위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해당 법안의 수혜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토마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는 3일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이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법의 통과를 환호하는 세력은 전 세계에 트럼프의 공화당과 중국 공산당 단 두 곳 뿐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리드먼이 이 법안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내용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지원책을 없애거나 축소한 부분이다.
그는 "미국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 특히 태양광과 배터리, 풍력을 통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는 법안이 통과됐다"면서 "인공지능(AI)이라는 전기 먹는 괴물의 시대가 막 시작된 시점에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최악의 전략적 자해 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전력소비가 많은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태양광 발전 투자를 2배로 늘리기로 했지만, 이번에 통과된 트럼프법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그리고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또 대선 전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가 최근 결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법이 "완전히 정신 나간, 파괴적인 것"이며 "미래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면서 과거 산업에 보조금을 퍼주는 짓"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프리더먼은 "중국은 미래가 경제력과 군사력, 의학, 신소재 발견, 핵융합 발전 성공 여부에 달려 있음을 잘 알고 있고 이를 달성하려면 막대한 전력을 저렴하고 청정하게 생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AI 활용에 필요한 저렴하고 깨끗한 전력을 생산하는 능력이 한 나라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인들 대부분이 중국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앞서 있고, 매일 더 빠르게 격차를 벌리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전력의 미래를 중국에 넘겨주는 트럼프법보다 중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 칼럼은 트럼프법으로 인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오히려 지금보다 위축되면 가뜩이나 해당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시장 장악력만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날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표한 '2023년 주요 상품·서비스 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부문의 점유율 상위 5개사가 모두 중국 기업으로 이들의 합계 점유율은 59.3%를 기록했다.
풍력 발전기 분야 역시 전년에 점유율 상위 5개사 가운데 2곳만 중국 기업이었지만 2023년에는 4개사가 중국 기업이었으며, 이들의 합계 점유율은 44.2%로 1년 전과 비교해 21.8%P나 뛰었다.
또,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지난 2024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37.9%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CATL을 포함해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60%를 훌쩍 넘는다.
여기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지난해 매출과 차량 판매량 모두에서 이미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