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시중은행들이 '포용 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들은 앞다퉈 서민금융 강화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등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포용·상생 금융'을 국정 기조로 세우면서 은행권도 발맞추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포용적 금융 플랫폼' 설명회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이자 중소기업 임직원을 위한 복지몰 역할을 하는 '원비즈 플랫폼' 서비스 회원사를 올 연말까지 10만 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등이 모두 상생하게끔 한단 구상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현 정부의 포용 금융 등 정책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또 취약 차주들을 위한 대환전용 상품인 '우리 상생 올케어대출'을 확대 공급한다.
KB국민은행은 조직 개편에 나섰다. '포용금융부'가 신설돼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서비스 개발, 금융 취약계층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사업을 진행한다. 시니어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골든라이프부'도 만들어진다. 'KB 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를 통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강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공공기관과 지자체와 연계한 정책자금 활성화 등이 핵심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이자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헬프업 앤드 밸류업 프로젝트' 방안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은행권 최초로 지난달 말 기준 대출금리가 연 10% 이상인 개인을 대상으로 만기까지 최대 1년간 금리를 연 9.8%로 내려주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약 4천만 명(대출금 6500억 원)의 고객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새로 취급되는 새희망홀씨대출 금리도 1%포인트(p)씩 하향 조정된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고객 미래 금융의 기반을 마련해 함께 성장하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자영업자 대상 소호대출과 기업대출 특판 한도를 각각 1조2700억 원, 10조 원 늘렸다. 2조 원 규모의 유동성 신속지원 특별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또 경영 위기 해소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장 환경 개선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간판 교체와 실내 보수 등 2천 개 사업장을 선정해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신용보증재단과 1조9천억 원,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2조6천억 원 규모로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상인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전통시장 상인에게 환율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상인의 수입·수출 활동 지원에도 나선다.
은행권이 '포용 방안'을 연이어 내놓는 데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포용 금융 확대와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를 강조해 왔다. 국정기획위는 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지원 노력을 평가하기 위해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를 도입도 고려 중이다.
한편 은행권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에도 나선다. 총 소요재원 8천억원 가운데 4천억원을 전 금융권이 출연하는 가운데 은행권이 가장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1일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점검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새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한 민생 회복 정책이고 그 시급성을 감안해 2차 추경까지 편성된 만큼 앞으로 은행권도 신속히 협조하고 정부 및 회원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