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빼돌린 시험지를 건네받은 의혹을 받는 고교생이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7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전날 오후 경북 안동의 모 고등학교 재학생인 A양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빼돌린 시험지를 받아 시험을 본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A양은 '(시험지가 똑같아) 잘못됐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시험지를 훔쳐온 건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송치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이 부모와 기간제 교사 B씨의 범행을 몰랐다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기 때문.
A양의 부모와 함께 학교에 무단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 B씨는 A양이 중학생일 때부터 개인 과외를 해왔다.
게다가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B씨가 의도적으로 A양이 1학년일 때 담임을 맡았던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학교는 성적순으로 1학년 학생을 3개 반으로 나눴다. 인사위원회는 해당 교사의 수업이 많은 학년으로 담임을 배치했는데, B씨의 경우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1학년 수업이 많았고 1학년 담임에 배치됐다.
B씨는 1학년 배정이 확정된 후 같은 학년을 맡게 된 교사들과 서로 상의해 반을 정했다. 이때 B씨에게 A양이 속한 반 담임을 맡을 '선택권'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B씨가 A양의 담임을 맡은 1학년 때부터 시험 정보 유출, 시험지 절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B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 20분쯤 A양의 부모와 함께 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시험지를 빼돌리려다가 적발됐다.
B씨는 지난해 2월까지 해당 학교에서 근무한 뒤 현재는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A양은 입학 때부터 내신 성적 1등을 석권한 것으로 전해졌고, B씨는 과외와 시험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A양의 부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단침입을 묵인한 혐의를 받는 해당 학교 행정실장 30대 C씨는 아직까지 A양 부모나 B씨와의 금전 거래를 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들은 어떤 관계였는지, 거래 정황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B씨는 기간제 교사 계약 기간이 만료됐지만 학교 측에서 보안 시스템에 등록된 출입 허가 정보를 지우지 않아 출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