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시천면 토사로 막힌 도로. 연합뉴스 경남을 할퀴고 간 '극한 호우'로 인해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농작물·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경상남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나흘 동안 이어진 집중호우로 2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농경지 3200ha가 침수됐다.
벼 2548ha, 고추 154ha, 콩 132ha, 딸기 58ha, 깻잎 34ha, 부추 20ha, 멜론 8ha, 기타 263ha 등이다. 합천군이 965ha로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의령군 818ha, 산청군 524ha 등이다.
그러나 1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산청군은 침수·산사태가 광범위해 지난 17일 기준 집계에 그친 상태다. 산청·합천군에서는 닭 7만 2천여 마리, 의령군 오리 1만 2840마리 등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군에서는 피해 복구 작업과 함께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농작물·가축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산청·합천군 11곳은 아직도 전기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 한전 경남본부는 토사 유출로 도로가 막히고 하천 범람 등으로 복구 인력이 현장에 도착할 수 없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집중호우에 따른 경남의 인명 피해는 산청에서만 8명 사망·6명 실종으로 집계됐다. 또, 3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수색 중이다.
산청군 신안면 산사태. 연합뉴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 동안 경남에서는 평균 280mm의 비가 내렸다. 산청군에서는 시천면이 798mm를 기록하는 등 평균 632mm의 극한 호우가 집중됐다.
이어 함안군 583.5mm, 합천군 532.2mm, 의령군 375.1mm, 창녕군 374mm, 하동군 369.5mm, 진주시 363mm 등 주로 서부 경남에 많은 비가 내렸다.
이 기간에 7500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이 중 2천여 명은 아직도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 433건·사유 63건 등 496건의 시설물 피해도 발생했다.
경남도는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됐지만,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체계 최고 수위인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긴급 담화문을 내고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하며, 실종자 수색과 피해 수습이 완료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