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국민을 위해 싸워서 이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며 20일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김 전 후보는 지난달 3일 치러진 21대 대통령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김문수는, 오늘 비장한 심정으로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할 것을 선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 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데 대해 깊은 고뇌와 성찰의 시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자유대한민국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는 위기에 우리 당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믿음을 다시 얻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선 패배 47일 만에 다시 전면에 나선 이유로는 '이재명정권의 폭주'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반미(反美)·극좌·범죄 세력들이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을 접수했다"며 "이들의 극단적인 국가관은 대한민국을 전 세계 국제질서에서 고립무원의 섬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3대(내란·김건희·채 해병) 특검'을 가리켜 "제1야당 죽이기"라고 맹공했다.
김 전 후보는 "연말까지 무차별·전방위, 재탕·삼탕 수사로 지난 정부 인사들을 옥죄고, 생중계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여론몰이 선전 선동에 나서고 있다"며, 특검이 '정적 죽이기'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비상인권보호변호인단'을 구성해 당내 억울한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공약했다.
김 전 후보는 회견문 대부분을 '당정 때리기'에 할애했다. 지난 주 인사청문회 슈퍼위크에 대해 "어떻게 저런 무법·탈법·편법을 일삼는 사람들만 골라 장관을 시키려고 하는지 탄식이 나올 뿐"이라고 했고, 민주당을 향해선 "여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공공연히 '야당 해산'을 부르짖으면서도 여야 협치를 하겠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박찬대·정청래 당대표 후보들을 겨냥했다.
따라서 '강한 야당'의 역할이 절실하고, 이같은 혁신의 적임자는 자신이란 게 김 전 후보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상향식 공천 및 당원투표 확대·강화 △실용적 정책 야당으로의 변화 △당 안팎의 분열을 치유하는 정직한 리더십 확립 △모여서 공부하고 토론·연구하는 정당 구성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김 전 후보는 "이재명 총통독재를 막아내겠다. 다시 한 번 당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당사에 집결한 수십 명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김문수! 당 대표!"를 연호했다.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다만, 김 전 후보는 현재 가동 중인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선 우회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을 1차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누구를 쇄신하자고 혁신위원장이 이야기할 땐 그 이유가 분명해야 할 것"이라며 "당사자가 그 부분에 대해 자기를 변호할 수 있어야 한다. 절차상 정당성도 있어야 민주적 정당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당이 더 넓게,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우리 당의 발전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혁신이 돼야 한다"며
"당이 깨지고 나눠지는, 더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이 된다면 말은 '혁신'이지만 상당한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최근 당 안팎의 최대 화두인
'전한길 입당'과 관련해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입당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김 전 후보는 "문호를 개방하고 여러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열린 대화를 하면서 용광로와 같은, 뜨겁고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조직이 국민의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만 해도 입당 과정에서 수많은 당직자가 반대했지만 지금은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전씨와의 회동 계획에 관해선 "(지금은) 계획이 없다"면서도 "본인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자유다. 만나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면 얘기할 수 있는 열린 관계를 가져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