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불펜 김영우. 연합뉴스프로야구 LG 우완 신인 김영우(20)가 우승 경쟁의 중요한 시기에 팀의 필승조로 활약할 수 있는 기량을 확인했다. 가을 야구에 비밀 병기로 나설 가능성을 높였다.
김영우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3 대 0으로 앞선 8회 등판했다.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팀의 5 대 2 승리에 기여했다.
당초 LG의 불펜 운용이라면 필승조 장현식의 등판이 예상됐다. 그러나 LG는 김영우를 과감히 기용했고, 김영우는 박빙의 리드를 지켜내며 믿음에 화답했다.
김영우는 첫 타자 유강남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유강남은 앞서 3타수 3안타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지만 김영우에 막혔다.
이후 김영우는 박찬형, 전민재를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홀드를 챙겼다. 지난 4월 19일 SSG와 인천 원정에서 타자 1명을 상대하고 거둔 첫 홀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9회 장현식이 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3피안타 2실점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LG는 낙승을 예상했다가 5 대 2로 쫓긴 2사 1루에서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지난해 KIA의 우승을 이끈 장현식은 4년 최대 52억 원에 LG로 이적했다. 44경기 3승 3패 10세이브 4홀드 ERA 3.51을 기록 중인데 최근 10경기 ERA는 9.00이다.
김영우의 호투가 후반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올해 김영우는 48경기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ERA) 2.2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인터뷰하는 LG 김영우. 연합뉴스점차 김영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후 김영우는 "염경엽 감독님께서 '타이트한 상황에 나갈 거니 점수 차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 말을 새겨듣고, 평소처럼 던졌다"고 전했다.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각오다. 김영우는 "8회 등판도 똑같은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요즘은 그저 '공격적으로, 피하지 말고 들어가자'는 생각에 집중한다"면서 "승리조로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고,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아야 하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하자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날카롭게 다져진 슬라이더가 맹위를 떨친다. 김영우는 "코치님들과 훈련하면서 이제는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속 150km 중반대 속구에 구속 차이가 나는 슬라이더는 더욱 위력적이다. 김영우는 "슬라이더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볼 카운트를 잡을 때는 시속 140km 초반으로 던지고, 결정구는 컷 패스트볼과 비슷하게 조금 더 빠르게 던진다"고 귀띔했다.
정규 리그 1위를 질주하며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 신인 김영우가 꿈에 그리는 한국 시리즈에서 등판할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