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테랑 좌완 고효준. 연합뉴스'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시즌 15차전이 열린 28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조성환 감독 대행은 베테랑 좌완 고효준(42)을 1군에서 제외된 배경을 설명했다.
올 시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무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조 대행은 "고효준이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운을 떼면서 "어제 만나서 '올 시즌 마지막이 될지 내년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까지 몸 관리하면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무리를 그래도 의미 있게 하도록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퓨처스 리그 가게 됐는데 체력 관리 잘 해서 한번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자, 후배들이 보기에도 아주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됐으면 어떨까 기회를 만들어보자' 얘기를 했다"고 들려줬다.
고효준은 시즌 초반인 지난 4월 두산과 총액 1억 원에 1년 계약했다. 올 시즌 두산의 불펜진에서 나름 활약하며 45경기 2승 1패 9홀드 평균자책점(ERA) 6.86을 기록 중이다.
다만 고효준은 전날 삼성과 홈 경기에서 1이닝 1탈삼진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ERA도 9.00이다. 조 대행은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해야 직구도 살아나는데 활용이 안 되다 보니까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 대행은 "그래도 굉장한 헌신을 보여줬다"면서 "오늘이 마지막 등판이라 생각하고 던지고 있을 것"이라고 고효준의 노장 투혼을 높이 샀다. 이어 "잘 되든 안 되든 힘을 다해서 던지는 모습을 1군에서 다시 기회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효준은 지난 2002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입단해 SK(현 SSG)로 이적해 왕조 시절에 힘을 보탰다. 2009년에는 11승 10패 2세이브 1홀드 ERA 4.33을 기록했다. 이후 KIA와 롯데, LG, SSG 등에서 좌완 불펜으로 뛰었다.
통산 기록은 646경기 49승 55패 4세이브 65홀드 ERA 5.31이다. 조 대행은 "팀 사정이 (고효준에 대한 배려를) 따지기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1군에서 다시 던질 수 있는 몸과 마음으로 만나자 얘기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이승엽 감독이 중도 사퇴한 상황. 조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과감한 세대교체로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 대행은 베테랑의 올 시즌 마지막 무대를 의미 있게 꾸미려 하고 있다. 과연 고효준에게 올 시즌 1군 등판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