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개장을 알리는 버튼을 누른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세계 최대 기관투자자인 '블랙록'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인공지능) 수도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뉴욕 순방 첫 일정으로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인데요.
이 대통령과 핑크 회장의 면담에 배석자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블랙록의 구체적 투자 규모에 대해 "대규모 투자라고 하면 통상 수십조원 단위"라며 "한국과 블랙록 사이 TF가 결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 의원은 이어 "TF에서 공동 포트폴리오 계획이 세워지면 전반적인 투자 규모가 발표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파일럿 투자가 예상되며 적어도 수조원 단위의 파일럿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블랙록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10곳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38조원입니다. 삼성전자 25조 4431억원(5.07%), KB금융 2조 8908억원(6.02%), 네이버 2조 2159억원(6.05%) 등 순이죠.
여기에 최소 수조원 규모로 진행될 블랙록의 신규 투자는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목표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내년 예산 10조 1천억원과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시장에는 코스피가 '이재명 리딩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옵니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이 차례로 진행되면서 사상 최고점을 달성했고, 대선 후보 시절 매수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추종 ETF의 수익률(18일 기준 26.4%)까지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대통령을 믿고 코스피에 투자하라는 의미인데요.
여기에 블랙록의 투자가 현실화하면 코스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미 품고 있는 AI 밸류체인이 하드웨어와 인프라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집니다.
연합뉴스한편 삼성전자가 최근 '8만전자'로 복귀한 것은 AI 시대의 한 분기점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AI가 점차 훈련에서 추론 영역으로 넘어가는 업황과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I LLM 훈련 모델을 만들 때 컴퓨팅 파워가 중요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HBM 같은 고사양 메모리가 필수이고, 추론 영역에서는 필요한 컴퓨팅 파워가 작아져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유한 레거시 반도체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수요도 크게 증가한다는 설명입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바이오, 소프트웨어 세 업종 중 반도체는 9월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바이오는 펀더멘탈이 확인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중"이라며 "소프트웨어는 세 달 연속 시장을 언더퍼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와 바이오가 모멘텀을 조금씩 쓰고 있다면 소프트웨어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생각"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추론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AI 에이전트 기업들이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