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총리도 줄곧 경고한 '외국인 혐오'…캄보디아 여파 우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으로 캄보디아인에 대한 혐오 사례 나와
숙박업소에서 쫓겨나거나 택시 승차 거부 등 '혐오'
캄보디아인 A씨 "억울한 마음…죄송하다"
정부, APEC 정상회의 앞두고 외국인 혐오 정서 경계
이재명 대통령 '깽판' 비판 이어 김민석 총리도 우려 표명

연합뉴스연합뉴스
"만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캄보디아를 너무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캄보디아인 A(42)씨는 기자에게 문자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다수의 캄보디아인에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조심스럽다"는 이유로 실제 이어지긴 어려웠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 혐오 시위를 멈춰달라고 언급하는 등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캄보디아인들에 대한 혐오 사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한국에서 예정된 공연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경기 광주시의 숙박업소에 마무르던 캄보디아인 9명이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캄보디아인에 대한 택시 승차 거부나 식당 입장 거부 등 사례도 발견됐다. SNS 등에서는 캄보디아에 대한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퍼지고 있다.

A씨는 문자를 통해 "식당이나 택시를 타는 등 한국인들을 만나야 하는 자리가 꺼려진다"면서 "우리는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고 평범한 사람인데 억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조차 캄보디아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이 쏟아져 나온다. 국회의원들의 입을 통해 "캄보디아에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는 등의 극단적 발언이 나오고, 한국인 대학생 살해 사건 주범이 중국인들로 드러나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범죄자들의 잘못이 국내에 거주 중인 캄보디아인에 대한 집단 차별과 혐오로 번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캄보디아 납치 사건으로 정부에서도 여행금지를 발령하는 등 상황을 미뤄볼 때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관광을 기피할 수는 있다"며 "다만 캄보디아 사람이나 캄보디아 전체를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비합리적이고 막연한 공포로 싫은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이달말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인 혐오 정서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정부로서는 이번 APEC 정상회의가 계엄 이미지로 얼룩졌던 대한민국의 외교 정상화와 민주주의의 회복을 천명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 적지 않은 캄보디아인들이 살고 있는 만큼, 무차별적인 혐오가 번지기 시작하면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당국자는 "최근에 명동·구로에서 벌어지는 중국인 등에 대한 외국인 혐오 시위에, 캄보디아인에 대한 혐오 움직임이 기름을 부을 수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외국인 혐오 시위 등을 언급하며 "외국인들에 불안을 줄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영업에 큰 지장을 주고 있어서 자해적 행위에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시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적인 행위나 모욕적 표현은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시대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트리는 행위인 만큼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명동 일대 반중 시위에 대해 "그게 무슨 표현의 자유냐. '깽판'이다"라며 대책을 주문한 뒤 정부는 연일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달 19일에도 경찰에 "필요시 집시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