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제공경기 하남 스타필드와 인천 대인고등학교 등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허위 폭발물 협박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게시글 작성자가 동일범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57분쯤 "하남 스타필드 쓰레기통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30분 뒤에 터트릴 것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본인을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씨라며 실명을 거론했지만, 경찰조사 결과 해당 학생은 개인정보를 도용당했으며 폭발물 설치 신고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쇼핑몰내 있던 시민들을 모두 대피시킨 뒤 영업 마감 시간인 오후 10시까지 정밀 수색을 진행했지만, 폭발물 등 특이점은 나오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7시 32분쯤 119 홈페이지에는 인천 서구 대인고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생존자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테러 예고 글이 게시됐다.
대인고를 대상으로 한 폭발 협박은 앞서 지난 13일부터 사흘 동안 이어져온 상황. 작성자는 "수사력을 체크해서 최종 계획을 마무리했다. 오늘 실제 테러에서 뵙겠다"며 학교를 직접 방문해 범죄를 계획하고 있다는 취지의 협박글을 올렸다.
이에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협박 글이 처음 올라온 날부터 학교 출입을 통제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했지만, 폭발물이나 흉기 등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홈페이지에는 대인고 폭발물 테러와 관련한 추가 협박은 접수되지 않았다.
119 홈페이지를 통한 다중 이용시설 폭발 협박은 동일한 수법을 이용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기와 인천의 허위 게시글 작성자 모두 VPN을 이용해 해외 IP 주소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찰청은 수사력을 확대하기 위한 경찰청과 형사·사이버·여성청소년계를 하나로 묶은 전담 대응팀을 구성했다.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만큼 경기남부경찰청에서도 동일 범행이 이어질 경우 확대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경기 하남 스타필드 폭발 협박 작성자가 인천 대인고 협박글 게시자와 동일한 해외 IP를 사용한 정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가 특정된 이후 지난 3월 도입된 '공중협박죄' 혐의 적용이 가능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는 지난 3월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불특정 다수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협박한 자를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피해가 공연성이 인정되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닌 119 홈페이지를 통해 발생한 점에 두고 공중협박죄 혐의를 피해 가기 위한 '계획범죄'로 파악하고 있는 한편, 해외 공조수사 요청 등을 검토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