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7회초 마운드에 오른 한화 문동주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18년 만에 펼쳐진 한화-삼성의 가을 야구 첫 판이 완전히 예상을 벗어났다. 한화가 에이스 코디 폰세의 등판에도 투수전이 아닌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진 가운데 선발 문동주를 투입하는 초강수로 삼성에 먼저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9 대 8로 이겼다. 5전 3승제 시리즈의 기선을 제압했다.
역대 PO 1차전 승리 팀의 한국 시리즈(KS) 진출 확률은 76.5%(34번 중 26번)다. 7전 4승제 KS에는 정규 리그 1위 LG가 선착한 상황이다.
두 팀은 1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라이언 와이스, 삼성은 최원태가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경기 전 두 팀 감독은 투수전 양상을 예상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오후 6시 반 경기에 익숙해져서 대부분 늦게 자는데 낮 경기는 전날 잠을 자는 게 좀 다르다"면서 "낮 경기는 투수 쪽이 유리할 것이라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선수들의 시야도 있고, 투수가 아무래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강했다. 폰세는 정규 리그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으로 승률(9할4푼4리)까지 4관왕에 올랐다. 삼성 헤르손 가라비토는 대체 선수로 뛰어 4승 4패, 평균자책점 2.64, 탈삼진 84개를 기록했다. 한화를 상대로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11이닝)을 찍었다.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삼성에 6점을 내준 한화 선발 폰세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폰세는 2회만 3실점했고, 가라비토는 3⅓이닝 만에 5실점하며 강판했다. 폰세는 3회 추가로 2실점한 뒤 4회는 김태훈에게 홈런까지 맞고 5 대 6 역전을 허용했다.
그래도 폰세는 이후 안정을 찾았다. 이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내며 6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지며 버텼다.
한화 타선은 흔들린 에이스를 동점과 역전으로 위로했다. 6회말 한화는 심우준, 손아섭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어 폰세의 패전을 날렸다. 루이스 리베라토의 2루타에 이어 2사 2, 3루에서 채은성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폰세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결국 폰세가 한국 무대 진출 뒤 1경기 최다 실점에도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포스트 시즌 1경기 최다 실점 승리 투수의 진기록을 세웠다. 종전은 이강철 kt 감독 등 4실점이었다.
삼성 가라비토가 2회말 땅볼을 잡은 뒤 홈으로 토스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으로서는 2회말 가라비토의 판단 미스가 뼈아팠다. 가라비토는 2사 2, 3루에서 손아섭의 빗맞은 땅볼을 잡아 1루가 아닌 홈으로 송구했다. 3루 주자 김태연의 슬라이딩이 포수 강민호의 태그보다 빨라 득점했다.
흔들린 가라비토는 이후 리베라토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후 문현빈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 노시환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삼성은 리드를 잡은 6회말에는 필승조를 투입했지만 역전을 막지 못했다. 신인 좌완 배찬승이 손아섭과 풀 카운트 끝에 동점 2루타를 맞았다. 3년차 우완 이호성이 문현빈, 노시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불을 끄나 싶었지만 채은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6회말 2사 2, 3루 때 한화 채은성이 2타점 2루타를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
재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7회부터 선발 자원 문동주를 투입해 삼성 타선을 막았다. 문동주는 김지찬을 상대로 4구째 시속 161.6km의 강속구를 던졌다. 지난달 20일 kt와 원정에서 자신이 세운 국내 선수 최고 기록(161.4km)을 넘어섰다.
역대 KBO 리그 최고 구속은 2012년 레다메스 리즈(당시 LG)의 시속 162km다. 다만 리즈의 기록은 피치트래킹시스템(PTS) 측정이었고, 현재 트랙맨 기준과는 다르다.
문동주는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리드를 지켰다. 문동주는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MVP)에 올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채은성은 8회말 쐐기 적시타까지 때려 9 대 6, 3점차 리드를 안겼다. 채은성은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으로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상'도 받아 역시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한화는 9회초 등판한 마무리 김서현의 난조로 위기를 몰리기도 했다. 김서현은 선두 타자 이재현에게 우중월 1점 홈런, 김태훈에게 우전 안타, 이성규에게 1타점 좌선상 2루타를 맞았다.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좌완 김범수가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