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HJ중공업 제공HJ중공업이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며, 한·미 군수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HJ중공업은 지난 5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미 해군과의 함정정비협약(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 체결을 위한 최종 절차인 '항만보안평가'를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회사 안팎에서는 모든 심사 절차가 사실상 종료되면서 이르면 이달 안에 협약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정정비협약은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조선업체에 부여하는 자격이다. 협약을 체결한 조선소만 미 해군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보안 요건이 까다로운 전투함 정비 사업에도 접근할 수 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에 MSRA 라이선스를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 관계자들이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1차 현장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실사에서는 조선소의 기술력과 품질 관리, MRO 수행 역량 전반이 점검됐다.
이번에 실시된 항만보안평가는 외국 항만의 보안 체계와 규정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공식 절차로, MSRA 체결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미 해군 범죄수사국(NCIS) 소속 보안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은 항만 테러 대응 체계, 시설 출입 통제, 감시 시스템, 기술 정보 관리 등 보안 전반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HJ중공업은 평가 과정에서 영도조선소의 시설 현황과 함께 해군·해경 함정 건조 실적, 기존 MRO 사업 경험, 사내 보안 규정과 실제 운영 사례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미 해군 MRO 사업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차 실사에서 기술과 품질 역량을 검증받았고, 이번에는 방위산업체로서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받은 것으로 안다"며 "절차가 모두 마무리돼 이달 안에 협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12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의 MRO 사업을 수주해 정비를 준비 중이다. MSRA 체결이 완료되면 관련 보안 절차가 간소화되고, 고도의 정보 통제가 요구되는 미 해군 전투함 정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상무부 알렉스 크루츠 부차관보 일행이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함정 MRO를 비롯한 상선 건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한·미 조선·방산 협력 구상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도 점차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