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지난 23년 6월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은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위자료 6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유족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다만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작성해 준 금전 지급 각서의 효력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며 사건 일부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 고(故) 박주원 양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을 맡았지만 세 차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됐는데, 권 변호사는 이 사실을 수개월 동안 유족 측에 알리지 않았다. 결국 유족은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위자료 5천만 원을 인정했고, 2심은 이를 6500만 원으로 늘렸다. 대법원도 위자료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위자료와 재산상 손해배상, 소송위임계약 종료에 따른 청산금 등에 관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봤다.
남은 쟁점은 권 변호사가 항소 취하 사실을 뒤늦게 알리면서 유족에게 작성해 준 금전 지급 각서(약정금 청구)였다. 원심은 권 변호사의 잘못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는 것을 전제로 작성된 각서라고 보고, 사건이 기사화되면서 지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각서에 해당 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행각서에 약정금 지급의 조건은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급조건 존재 여부의 해석이 문제될 정도의 관련 문언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지급 조건에 합의했음에도 이를 이행각서에 적지 않았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자료 6500만 원 지급 책임은 확정됐고, 각서에 따른 약정금 청구 부분은 서울고법이 다시 심리하게 됐다.
권경애 변호사. 연합뉴스권 변호사는 '조국 흑서'의 저자 중 한 명으로, 이 사건으로 인해 2023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서울고법은 지난 20일 이 사건의 발단이 된 학교폭력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을 재개했다. 선고는 다음달 24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