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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주년 아침에 접한 지방선거 석패…깊어진 李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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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남은 임기, 野잠룡 오세훈과 불편한 동거

지선 후 첫 대수보서 "여야 관계없이 적극 협력" 약속했지만
초유의 5선 서울시장으로 대권가도 마련한 吳와 불편한 동거
부정선거론 불식시켜야 할 선관위, 투표용지 사태로 되레 빌미
당내 갈등 심화에 패배 원인으로 지도부 꼽히는 등 내홍도
靑 "이겼다고 말하기 어려워…원인 분석 후 대응방안 마련"

연합뉴스연합뉴스
기대했던 6.3 지방선거가 예상 밖의 초라한 결과를 내면서 국정운영 2년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가장 중요한 지역인 서울을 야당에 내줌으로써 주요 정책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데다, 선관위 개혁과 당내 갈등이라는 숙제를 떠안으며 국정 운영에 동력을 더하기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李대통령 대수보 첫마디부터 지방선거…"여야 모두 통합에 힘 모아야"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첫 마디부터 지방선거를 꺼내들었다.

당선자들을 향해 "선거 과정에서의 경쟁이 어떠했든 여야는 모두 주권자를 대리해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더 나은 내일을 개척해야 될 동반자들"이라며 "이제 선거가 끝난 만큼 우리 정치권도 주권자가 명령한 실질적인 민생 개선과 지역 균형 발전, 그리고 국민 통합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지방선거에 담긴 우리 국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어 소속 정당 여부와 관계없이 새로 선출된 지방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나은 국민의 삶이라는 행정의 목표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동의하는 만큼 야당 후보가 당선된 지방정부라 하더라도 중앙정부와 협력하자는 당연한 당부로 들린다.

뼈아픈 서울 패배…"지방선거 이겼지만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 발언의 배경에는 서울시장 선거 석패가 적잖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 1년간 여러 차례 강조해온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의 주무대이자, 주요 정책의 실현 발판이 돼야 하는 곳인 만큼 반드시 승리했어야 하는 지역인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또 다시 시장직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적극 협력을 약속하며 국민 통합에 나서자고 말했지만 오 시장과의 관계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5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오 시장의 다음 행보는 대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의 경쟁에서 1%p차 신승을 거두며 적잖은 동력을 확보한 만큼, 내부적으로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부산 북갑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경쟁구도를 펼치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현안들마다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남은 임기 4년 내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상대해야 하는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은 하나의 광역지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곳"이라며 "과하게 표현하면 지방선거를 이겼지만 이겼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토로했다.

선관위에 당내 분열까지 숙제로…"따로 움직이는데 어떻게 이기나"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에게 선관위 개혁과 당내 분열이라는 숙제도 안겼다는 평가다.

선거 당일 서울 송파구 12개소와 강남구 1개소, 광진구 1개소, 인천 연수구 2개소 등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행정력에 대한 불신을 키움은 물론, 부정선거론을 불식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빌미를 제공하는 악영향을 끼쳤다.

선관위가 행정부 소속이 아닌 독립된 헌법기관이라지만, 현 정권 임기에 진행된 선거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탓에 이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과 선관위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런 점을 의식해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 행사 과정에 조금의 빈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될 책무가 있다.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선관위를 질타하면서도, "관계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모두 사용해서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며 관련 지시는 정부에만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하나의 숙제는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 양상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이재명 정권 실정 부각에 전력을 집중한 오 시장 진영과 달리, 정 후보 진영은 캠프 주요 인사들이 각자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일부 강경 성향의 당원들이 중도 성향의 인사들을 적대시 하는 언행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언짢아했다는 후문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런 와중에 당 지도부가 갈등 해소나 융화보다 공천 논란이 불거진 전북에 신경을 쓴 탓에 서울이나 평택을, 부산 북갑 같은 주요 지역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따로 움직이는 선거는 이길 수가 없다"며 "패배 원인에 대한 분석과 향후 대응 등에 대해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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