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2차 종합특검팀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했다. 오전부터 시작된 조사는 신문 주체를 둘러싼 마찰로 파행을 빚다가 오후에야 실질적으로 진행됐다. 특검팀 출범 101일 만의 첫 조사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쯤 윤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러나 조사 시작 직후 파견 경찰관이 피의자신문을 진행하겠다는 특검 측 방침에 윤 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오전 조사는 사실상 공전됐다.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형사소송법 및 특검법상 피의자신문 조서는 검사 지위에 있는 자가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검사·특별검사보·파견검사만이 신문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특검팀이 검사의 직접 조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자,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측이 준비될 때까지 몇 시간이고 현장에서 대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이 같은 신문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내란 특검팀 조사 당시에도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신문에 나서자 1시간가량 답변하다 돌연 신문 자격을 문제삼으며 교체를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당시에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으나 검사가 직접 참여하면서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양측 협의 끝에 특검보가 배석한 상태로 오후 1시 30분쯤 조사가 재개됐다. 조서 열람이 시작된 오후 3시 30분까지 약 2시간가량 실질 조사가 이뤄졌고, 윤 전 대통령은 오후 4시 30분쯤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조사실에 머문 시간은 약 6시간 30분이었지만, 실질 조사는 2시간 남짓에 그쳤다.
특검팀이 이날 집중 추궁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다.
특검 조사 결과, 계엄 다음날 국가안보실은 국가정보원에 '우방국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해외 담당 부서가 이를 영문으로 번역했고, 미국 CIA 책임자를 직접 불러 설명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파악 내용이다.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윤 대통령은 종북좌파·반미주의에 대항하는 입장'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안보실 등에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오전 조사 중 윤 전 대통령이 고성을 질렀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오전 조사 과정에서 고성을 지른 것은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특검 측이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특검보 배석 이후 조사가 원활히 진행된 점을 고려해 해당 수사관계자의 고성과 관련한 별도 이의 제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유포된 경위를 보면 정보 제공자가 특검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 해당 언론에 대해서도 "특검의 일방적 정보만 보도하지 말고 최소한의 팩트체크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출석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가 윤 전 대통령 측의 반발로 비공개 소환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출석과 귀환 장면 모두 언론에 포착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 조사와 관련해 종합특검에 또다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