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검찰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밝힐 한 축으로 참여하게 됐다. 검찰 수사에 부정적인 여권의 기조와 달리 주요 국면에서 검찰을 향한 '러브콜'이 잦아지는 모습이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이 성과를 낸다면 보완수사권 존치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며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다. 반면 검찰의 인력난만 가중시킬 뿐 수사권 전면 폐지는 예정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냉소적 시선도 적지 않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검찰에는 복수의 합동수사기구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검에는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팀이 꾸려졌다. 이 대통령이 참사 유가족들과 만나 기존에 운영되던 특별조사위원회의 한계를 지적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수원지검에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가, 12월에는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범죄합동수사부가 각각 설치됐다. 올해 1월부터는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서울고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대통령은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직접 지시했다.
정부가 출범 후 검찰 수사권 폐지를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던 것과는 다소 상충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정부조직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검찰청 폐지가 기정사실화됐다.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후속 입법안은 이달 중 공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검찰이 참여한 합동수사기구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기 때문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이태원 참사 합동수사팀은 기존에 불기소 처분된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을 기소했다. 마약범죄 합수본은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을 구속기소하는 등 마약 범죄 엄단에 기여했다.
이 때문에 투표용지 사건에서도 검찰이 존재감을 입증한다면, 검찰을 향한 걍경 일변도의 개혁론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찰 간부는 "정부·여당도 결국 믿을 만한 수사기관은 검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 수사권 폐지는 굳어진 기조라는 점에서 합수본이 성과를 내더라도 보완수사권 존치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다른 검찰 간부는 "수사권 폐지와 합수본 설치는 모순"이라며 "검찰은 필요할 때만 찾는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