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혼인신고 이후 줄어들던 각종 청년 지원 혜택을 손질해 결혼한 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 입주와 특별공급 기회를 확대하고 청년미래적금 가입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결혼이 불이익이 아닌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개편해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9일 오후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결혼 친화형 제도개편 방안을 포함한 청년의 안정적인 삶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합계출산율이 연속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30대 미혼 비중은 10년 전보다 늘었고 1년 이상 혼인신고를 미루는 비율도 두 배 가까이 증가('14년 10.9%→'24년 19.0%)해 향후 출산율 반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혼일 때 받던 혜택이 혼인신고 이후 줄어드는 제도가 혼인신고 지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문제 제기가 지난 1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향후 10년을 저출생 극복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결혼이 혜택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결혼 친화형 제도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주거·자산·세제 분야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청년 부부 주거 지원 개선…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 완화
연합뉴스
정부는 혼인한 청년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입주와 특별공급 기회를 확대하고, 전세대출 연장 시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등 주거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공공임대주택의 입주·거주 기준을 완화해 신혼부부와 출산·양육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 신혼부부의 입주 소득 기준은 1인 가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인다.
기존 거주자에 대한 배려도 강화한다. 미혼 청년이 혼인으로 소득·자산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한 차례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출산·양육가구가 자녀 성장에 맞춰 더 넓은 평형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현행 '자녀 2세 미만' 기준도 확대할 방침이다.
대출 부담도 줄인다. 결혼 전에 승인받은 주택기금 전세대출(버팀목)의 경우 혼인신고 후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초과하면 가산금리가 부과되는데, 이를 현재 0.3%포인트에서 0.15%포인트로 절반 수준 낮출 계획이다.
특별공급 기회도 확대한다. 만 2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생아 특별공급을 민영주택에도 이달 중 신설할 계획이다.
청년미래적금 가입 문턱 낮춘다…세제 혜택도 확대
연합뉴스정부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창업·정착 등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혼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청년미래적금 가입이 가능한 2인 가구 소득 기준을 1인 가구의 두 배 수준으로 높여 자산 형성기에 있는 신혼부부를 지원한다. 일반형 2인 가구의 소득 기준은 1억1790만 원, 우대형 2인 가구는 9432만 원으로 상향된다.
독립경영 중인 청년 농업인 부부에 대해서는 청년 농어업 정착 지원금과 농업 창업 관련 융자 지원 한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혼인한 청년들의 세제 부담도 완화된다. 현재 무주택 세대주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상환액의 40%)는 혼인신고 후 부부 중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어 불가피하게 따로 거주하는 청년 부부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부는 주말부부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으로 거주지를 달리하는 경우 배우자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차 유류세 환급 제도도 손질한다. 현재는 혼인신고로 경차 2대를 보유한 세대가 되면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앞으로는 혼인신고 시에도 가구당 1대분에 대해서는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