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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관세 폭탄' 코앞…李 대통령 순방,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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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철강 세이프가드 강화 시행…李 대통령 정상회담 나서

EU, 韓 철강 수출 14% 차지…180만톤에 50% 관세 부과
"사실상 유럽 수출 물량 반 토막"…업계 경영 악화 우려
이달 중 국가별 무관세 물량 협상…정부 설득전 총력
"韓, EU 핵심 FTA 파트너"…고부가 철강 강점 부각해야

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 연합뉴스평택항에 쌓여있는 철강 제품.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강력한 철강 수입 제한 조치를 3주 뒤 시행한다. 무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줄이고 관세율은 두 배로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상 유럽 수출길이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무관세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EU를 상대로 설득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길에 오르면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 7월부터 철강 관세 대폭 인상…"수출 반 토막 우려"

10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EU는 수입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리고, 무관세 수입 할당량을 연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강화안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

EU는 이번 강화안이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이 철강 관세를 인상하면서 중국산 철강이 유럽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방어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한국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EU는 한국 철강 수출의 13.8%(388만4천톤)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이 가운데 제한조치 적용 대상 품목은 311만톤에 달한다. 이 중 258만톤은 무관세 할당량에 포함돼 관세를 내지 않았고, 나머지 53만톤에는 25% 관세가 적용됐다.

EU의 새 기준을 단순 적용할 경우 무관세 할당량은 약 130만톤으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관세 적용 물량은 약 180만톤으로 늘어나고, 해당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조치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EU가 역내 철강산업 보호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재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통상 협상 결과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U가 이달 중 협상을 통해 국가별 무관세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한국의 EU 철강 시장 경쟁국인 튀르키예와 인도, 영국, 우크라이나 등도 무관세 물량 확보를 위해 EU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李 대통령 EU 정상회담 나서…철강 협상 돌파구 마련할까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과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 순방길에 오르면서 철강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유럽 대륙을 본격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벨기에로 출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EU 측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산업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 등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여 본부장은 EU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산 철강에 대한 우호적인 대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 EU 측으로부터 뚜렷한 긍정 신호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 이 대통령의 EU 정상회담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핵심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강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한국의 대(對)EU 철강 수출이 저가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이라는 점도 적극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EU가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등 유럽경제지역(EEA) 국가에 대한 쿼터 부과 면제를 발표했고 영국에 대해서도 FTA에 따른 별도 대우를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전례를 참고해 쿼터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원산지 기준을 한국도 도입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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