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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가 질 만했네…직접 뛰어본 과달라하라 고지대의 '가혹함'[인조이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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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없이 들어선 고지대는 만만치 않았다. 체코가 왜 경기 후반 급격히 무너졌는지 몸으로 직접 이해할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경기가 펼쳐지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은 해발 1,571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통상 해발 1,500m 이상인 고지대는 대기압이 낮아 공기 중 산소 밀도가 떨어진다. 한 번의 호흡으로 몸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어들다 보니 숨이 금방 가빠지고 근육도 훨씬 빠르게 지친다.

본 기자는 평소 가벼운 유산소 운동 삼아 뛰는 '초보 러너'이지만, 과달라하라의 고지대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러닝화를 챙겨 출장길에 올랐다. 실제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 같은 고지대 환경을 경험하기 위해 달리는 이들이 많았다.

직접 달려 본 과달라하라의 환경은 시작부터 숨이 턱 막히는 수준이었다. 해발 1,500m가 넘는 곳의 공기는 야박했다. 한국에서는 매일 5km를 km당 5~6분대 페이스로 무리 없이 소화했으나, 호텔 문을 나선 지 불과 몇 걸음 만에 호흡의 박자가 깨졌다. 허덕이며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 봐도 산소는 폐부 깊숙이 닿지 못한 채 명치 언저리만 맴돌다 흩어졌다.

고지대의 가혹함은 뼈저렸다. 평소 페이스대로 겨우 3km를 달렸을 뿐인데 평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온몸에 피로가 밀려왔다. 취재 출장인 만큼 남은 일정을 위해 체력 관리를 해야 했다. 한국에서처럼 5km를 채우려던 계획을 접고 무리하지 않고 러닝을 멈췄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 때문에 홍명보호는 일찌감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해발 1,460m)에 사전 캠프를 차려 고지대 적응 훈련을 진행해 왔다. 한국이나 유럽의 평지 환경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극한의 조건에 선수들의 몸을 미리 적응시키기 위한 철저한 계산이었다.

반면 첫 경기 상대인 체코의 상황은 180도 달랐다. 본선에 직행한 국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후보지 중 원하는 곳을 지망해 캠프를 배정받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거쳐 극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 체코는 선택권이 없었다. FIFA가 사전에 지정해 둔 남은 캠프를 그대로 넘겨받으면서 고지대 환경에 미리 대비하기 까다로운 조건에 놓였다. 결국 체코 대표팀은 고지대 적응 훈련을 거치지 못한 채 경기 당일이 돼서야 결전지인 멕시코에 입성했다.

체코의 준비 부족은 결국 경기 결과로 직결됐다.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 전반 중반 첫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체코의 기동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한국의 빠른 공수 전환을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비록 선제골은 체코가 가져갔지만, 한국은 미리 다져놓은 체력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경기 후반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 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일반인의 운동량과 프로 선수의 체력을 평면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고지대가 안기는 가혹함만큼은 누구에게나 평등했다. 90분 내내 극한의 기동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그라운드에서 고지대 적응 없이 경기 당일 입성한 체코가 후반에 퍼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철저한 사전 대비로 숨통을 트여놓은 홍명보호의 계산된 승리이자, 준비되지 않은 체코의 필연적인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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