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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꺼낸 보유세 카드…공급절벽 넘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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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7월 보유세 인상…기대수익률 낮출 것"
한국 보유세 OECD 평균 절반…양도세는 최고 수준
문재인 정부 종부세 3배 올려도 서울 집값 급등
공급·전월세난이 관건…입주물량 10년 평균의 43% 수준
극심한 주거난 속 세금 인상으로 안정화될지 시험대

박종민 기자. 연합뉴스박종민 기자.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오는 7월 부동산 세제 개편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개편안으로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없다. 서구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힌 지 138일 만이다.
 

한국, 보유세 OECD 절반…양도세는 최고 수준

OECD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시가 대비 0.15~0.20% 수준이다. 시가 30억원 아파트라면 연간 보유세는 450만~600만원 수준이다. 반면 OECD 평균은 0.33% 안팎이다. 같은 30억원 주택 기준 약 1천만 원 수준으로, 한국의 두 배에 가깝다.
 
이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으로 지목한 '서구 선진국'의 세제 구조는 국가마다 차이가 크다.

미국은 대표적인 보유세 중심 국가다. 취득세는 0~2% 수준이지만 보유세 실효세율은 0.8~1.1%로 한국의 4~6배에 달한다. 대신 실거주 주택은 2년 이상 거주 후 매각하면 개인 25만달러, 부부 50만달러까지 양도차익 비과세 혜택을 준다.
 
영국은 다주택자 규제가 강하다. 150만파운드(약 30억6천만원) 이상 고가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면 취득세율이 최대 17%까지 올라간다. 보유 관련 조세부담도 실효세율 기준 0.7~0.8% 수준으로 평가된다.
 
프랑스는 취득세가 5~6% 수준이며 보유세 실효세율은 0.5~0.7% 수준이다. 여기에 부동산 순자산이 130만유로(약 22억9천만원)를 넘으면 별도의 부동산자산세(IFI)를 부과한다. 독일 역시 취득세와 재산세를 부과하지만, 장기보유를 적극 우대한다.
 
반면 양도세는 한국이 훨씬 무겁다.
 
미국은 주택을 1년 이상 보유하면 소득 수준에 따라 0~20%의 장기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영국은 투자용 부동산 양도세율이 최대 24% 수준이다. 독일은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가 사실상 면제되고, 프랑스도 장기보유 공제를 통해 세 부담을 줄여준다.

반면 한국은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 공제 축소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가 복원되면서 세 부담이 더욱 커졌다.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기본세율이 적용된 뒤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에 달한다.

미국의 장기 양도소득세율이 0~20%, 영국이 최대 24%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거래세 부담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도 매우 높은 편이다.

결국 주요 선진국들은 높은 보유세를 부과하는 대신 양도세 부담은 낮추거나 장기보유를 우대한다. 반면 한국은 보유세보다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이 훨씬 큰 구조다.

전문가들이 보유세 인상과 함께 양도세·취득세는 낮춰야 매물출회와 거래활성화가 일어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보유세 인상은 집값을 잡지 못했다

보유세 인상이 실제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는 이미 한 차례 실험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13 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2.0%에서 3.2%로 인상했다. 이어 2020년 7·10 대책에서는 최고세율을 다시 6.0%까지 올렸다. 2년 만에 최고세율이 세 배로 높아진 것이다. 양도세도 강화됐다.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30%포인트 중과가 적용됐다.
 
그러나 서울 집값 흐름은 정부 기대와 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8년 6.22%, 2019년 1.25%, 2020년 3.01%, 2021년 6.56%를 기록했다. 종부세 최고세율이 6%까지 오른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는 상승폭이 더욱 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말 약 8억6천만원에서 2021년 말 약 13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2년 만에 약 4억4천만원, 50% 이상 오른 셈이다.
 
이처럼 보유세를 급격히 올렸음에도 서울 집값이 폭등한 것은 공급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이 세제 압박보다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금을 올려도 시장의 기초체력인 공급과 유동성을 이길 수는 없었다는 이다.
 

이재명 정부의 보유세 인상, 무엇이 다를까

지금은 어떨까. 지난 4월 한국은행에 따르면 광의통화(M2)는 2021년 말 약 3600조원 수준에서 4600조원 안팎까지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집값 급등기보다 시중 유동성 총량은 약 1천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자금 자체는 여전히 풍부하다는 의미다.
 
반면 금융환경은 달라졌다. 코로나19 당시 연 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현재 2.5%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연 6%를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7%대를 돌파했다. 이는 주택 구매 수요를 위축시키고 투자용 주택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러나 서울 주택시장에서 금리 변수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면서 대출을 통한 주택 매입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는 대출 가능액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매수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세제뿐 아니라 전세대출 규제도 언급했다. 유주택자가 자신의 집을 임대해 놓고 전세대출을 활용하는 경우나 고액 전세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를 막겠다는 의지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보유세 인상, 공급 절벽을 넘을 수 있을까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5년 약 4만6천가구에서 2026년 약 2만4천가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1년 만에 약 48% 줄어드는 셈이다. 국토부의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입주물량은 2만7천가구, 2027년엔 1만7천가구다. 10년 평균의 43%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전세 물량 감소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공급 부족 우려는 점차 구조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늘어난 보유세 부담이 전월세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공급 부족이 심한 서울에서는 임대인이 세금 증가분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무주택 세입자와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과 전세대출 규제 등을 통해 가격 상승 기대를 낮추고 수요를 진정시켜, 공급 확대 정책이 효과를 낼 때까지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다만 현재 서울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강력한 대출규제로 투자수요의 진입장벽이 이미 크게 높아진 상태다. 반면 입주물량 감소와 전월세 불안, 재건축 이주수요 등 공급 부족 요인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세제개편의 성패는 세율이 아니라 시장에 달려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수요 억제가 실제로 작동할지, 아니면 공급 부족과 주거 불안이 여전히 더 강한 힘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7월 세제개편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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