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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성재의 눈물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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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연합뉴스
#1.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12·3 계엄 선포 국무회의 때) 군대가 국회에 투입된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고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계엄 포고령도 논의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계엄 선포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2.
특검: (국무회의 직후) 법무부 청사로 돌아와 뭘 했나?
박 전 장관: 계엄법을 공부한 지 오래돼 대법전과 헌법 책을 읽어 봤다.
특검: 당시 군이 국회로 출동한 상황을 TV로 보지 못했나?
박 전 장관: TV가 켜져 있었지만 TV만 보고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재판장: 일반 뉴스라면 그럴 수 있지만 군이 국회에 출동한 것은 다르지 않나?
박 전 장관: 국회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웅성웅성거리는 것은 봤다.
재판장: 군이 국회에 들어가거나 헬기가 출동한 장면도 못봤나?
박 전 장관: (법무부) 간부회의가 끝나고 봤다.
 
#3.
재판장: (계엄 선포가 법적으로 문제 있다고 판단한 뒤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뭘 했는가?
박 전 장관: 법무부 장관으로서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가 궁극적 사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 지켜봤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마지막 공판의 핵심 장면들이다.
 
지난 4월에 열렸던 이 재판에서 박 전 장관은 계엄 국무회의 뒤 법무부 비상 간부 회의를 소집한 것이 내란 가담이라는 특검의 기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회의에서 교정시설 수용 여력과 계엄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등을 검토한 것은 계엄 선포 이후  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담당 업무를 챙긴 것인만큼 무죄라고 항변했다.  회의 당시 계엄의 구체적 내을 알지 못해 불법 여부도 판단할 수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계엄의 위헌성을 인식한 때는 회의가 끝난 뒤 국회 상황을 보고 받고 나서였기 때문에 간부 회의 소집을 이유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계엄령 선포 직후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해' 발 빠르게  비상 간부 회의를 소집했던 그는  계엄 해제 때에는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지켜만 봤다고 말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그의 무죄 항변에도 1심 법원의 판결은 추상 같았다. 22일 재판부는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특검의 구형량 보다 5년 무겁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선고보다도 2년이나 더 길다. 그는 증거 인멸 등의 우려로 선고 직후 법정 구속도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서슴없이 허위 진술하거나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신문 과정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하다'고 했으나, 이런 태도에 비추어 그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불의에 편승하고 거짓을 일삼은 '한국 엘리트'들에게 경고를 울려주는 사필귀정이다. '계엄을 막지 못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법정에서 흘린 그의 눈물도 헛수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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