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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애인 학대 의혹' 옹호기관·세종시 같은 조사, 다른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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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해자 못 찾자 "판단 기다렸다"…정작 수사는 가해자 찾기

세종의 한 거주시설에서 머물던 중증 장애인 피해자의 좌측 늑골 환부. 피해자 가족 측 제공세종의 한 거주시설에서 머물던 중증 장애인 피해자의 좌측 늑골 환부. 피해자 가족 측 제공
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발생한 중증 장애인 학대 의혹 사건에서, 세종시와 함께 현장 조사를 진행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학대로 판정했지만, 세종시는 정작 1년 가까이 행정처분에 손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 같은 정보를 쥐고도 결론을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이 달랐던 셈이다.

대전CBS가 입수한 피해자 임시 보호 조치 내용 및 현재 보호 현황 자료를 시간순으로 짚어보면, 지난해 1월 13일 시설 이용자의 갈비뼈 골절과 요추 압박골절 등 신체 상해가 확인되며 세종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신고가 접수됐다.

이튿날인 1월 14일부터 2월 7일까지 세종시는 옹호기관과 합동으로 면담과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옹호기관은 이를 근거로 신체학대로 판정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종시도 이 조사에 처음부터 함께 참여한 당사자였다.

경찰은 가해자를 특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지난해 5월 15일 사건을 입건 전 조사 종결로 마무리했다. 세종시는 이때도 자체적으로 처분에 나서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이 같은 해 7월 10일 이의신청을 냈고, 심의 결과는 10월 2일 다시 '이유 없음'으로 나왔다. 세종시가 실제로 개선명령 처분을 내린 건 그로부터 다시 넉 달이 지난 올해 2월 6일이었다.

옹호기관이 학대로 판정한 시점부터 따지면, 세종시의 처분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런 시간차를 두고 세종시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학대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취재 결과 정작 당시 경찰 조사는 학대가 있었는지를 다시 가리는 절차가 아니었다.

시설 사무국장이 직원 사진을 보여주며 행위 의심자를 지목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는 처음부터 가해자를 좁혀가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고, 실제 수사 결과 역시 학대 여부가 아닌 가해자 특정 여부에 그쳤다.

옹호기관은 그해 2월 곧바로 학대로 판단을 내렸다. 세종시도 같은 조사에 참여해 같은 정보를 갖고 있었지만, 자체 판단을 1년 가까이 미룬 채 경찰 수사 결과에 책임을 떠넘긴 셈이 됐다.

행정처분과 형사절차는 성질과 목적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로, 대법원도 행정상 제재와 형사처벌의 입증 기준과 절차가 다르다고 거듭 판시해 왔다. 세종시도 이 둘이 별개 절차라는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경찰 수사에 따라 처분의 방향을 정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고, 그 결과 자체적으로 더 일찍 처분할 수 있었던 사안을 1년 가까이 미뤘다.

옹호기관과 똑같은 정보를 갖고 있던 세종시가, 결론을 내리는 권한과 책임을 스스로 미뤄둔 셈이다.

그 1년 사이 학대 의심자로 지목된 시설 종사자 1명은 지난해 6월 30일 인사위원회를 거쳐 복직했다. 세종시는 이 과정에도 별도로 관여하지 않았다.

시설이 인사 조처를 했을 때 직원이 소송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무죄추정의 원칙 때문에 오히려 시 측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종시 관계자는 "그분들 입장에서는 아직 죄가 있다고 나오지도 않았는데, 시설이 먼저 조치하면 역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부실한 초기 수사는 사건의 진실을 가릴 뿐 아니라, 또 다른 학대가 반복될 여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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