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이 지난 15일 경기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강당에서 열린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모습.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제공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이 경기도의 현재 재정 상황을 "파탄지경"으로 규정하고 고강도 인적·정책적 책임 규명을 예고했다.
나흘 전 인수위원장 역할을 맡은 김태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장이 전임 도정의 재정 운영을 옹호했던 기조를 직접 뒤집은 '엇박자' 행보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약 우선 순위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도지사직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전날 열린 '청년·주택, 교통, 재정' 분야 도정 현안 1차 회의에서 실·국 관계자들을 향해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대외 탓만" 재정 보고 반려…전임 도정 책임론 착수
추 당선인은 "경기도는 예정된 재정 파탄을 미리 막지 못했다"고 직격하며 "원인 분석을 냉정하게 해야 함에도 대외적 상황만을 원인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고 내용에 대해서도 "기존 보고와 다르지 않고 내용조차 부실하다"며 재정 보고를 반려했다.
특히 추 당선인은 세출 전반에 대한 재분석과 함께 재정 위기를 초래한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명시해 다시 보고할 것을 명령했다. 사실상 전임 김동연 도정의 재정 실패에 대한 정식 조사와 책임 규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불과 지난 18일 김태년 경기준비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민선 8기(김동연 도정)의 지방채 발행 확대 재정 노선에 대해 "민생을 반영한 적절한 조치였고 부동산 경기 침체 탓"이라며 전임 도정을 적극 옹호했었다.
그러나 추 당선인이 전날 "대외 탓만 한다"며 보고를 반려하고 의사결정 과정 조사를 지시하면서 인수위 사령탑의 '전임 도정 용인론'은 나흘 만에 무색해졌다.
경기지사 인수위원장 역할을 맡은 김태년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장이 지난 18일 경기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 3층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모습.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제공"예산 있어야 공약 추진"…핵심 사업 속도 조절 불가피
당선인이 직접 재정 파탄을 공식화함에 따라 민선 9기의 핵심 공약들에 대한 속도 조절과 우선순위 재조정 등 강도 높은 '공약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추 당선인은 "도민과의 약속인 공약이지만 현실적으로 예산이 있어야 추진이 가능하다"며 "정책의 시급성과 절박성을 고려해 사업 추진의 우선순위를 다시 잡고 기존 사업은 성과를 명확히 평가해 추진 여부를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원패스' 도입과 '경기 편하G 버스' 노선 신설 등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핵심 교통·주거 공약들은 대대적인 시급성 검토를 거쳐 사업 규모나 추진 시기가 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