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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세종 장애인 학대 의혹 시설, CCTV 늘렸지만 또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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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거부" 두 달째 보류…법적 설치 의무도 없어
세종시, 합동조사에도 내부 CCTV 영상 보관 조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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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이 학대 의혹 사건 이후 폐쇄회로(CC)TV 14대를 추가 설치했지만, 생활공간 일부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또 세종시가 학대 의심 신고 직후 합동조사를 벌이고도 내부 CCTV 영상을 보관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술한 거주시설 관리에 비판이 나온다.

25일 대전CBS가 확보한 운영 개선 이행현황 자료를 보면, 해당 시설은 지난해 1월 학대 의혹 사건 이후 공용공간을 중심으로 CCTV 14대를 추가로 달았다.

사건 당시 시설 내 CCTV는 외부와 식당에만 있었고 학대 정황이 의심된 샤워실과 생활실에는 카메라가 없었다는 사실은 앞서 CBS 보도를 통해 이미 드러났다. 학대 의심 신고 이후에도 한 달이 넘도록 영상 보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관련 영상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도 증거 확보 체계의 허점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시설이 지난 4월 세종시에 낸 운영 개선 이행현황을 보면, 새로 단 14대로도 사각지대 문제를 다 메우지는 못했다.

시설은 이를 통해 "여성 생활실 거실 일부 사각지대가 확인됐으나, 해당 공간 이용자들이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추가 설치에 거부 의사를 표명하여 설치 보류"했다고 알렸다. 이용자 면담을 거쳐 거부감을 풀고 추후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 뒤 제출한 5월 이행현황에서는 같은 문제가 "7월에 3분기 점검 진행 예정"으로만 넘어가며 두 달째 그대로 남아 있다.

시설에는 현재 28명이 입소해 있고, 이 가운데 23명이 지적장애인이다. 의사소통이 제한적인 중증 지적장애인이 다수인 시설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40대 중증 장애인 학대 판정으로 개선명령 처분을 받은 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이 지난 4월 행정조치 이행 계획에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CCTV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조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제공40대 중증 장애인 학대 판정으로 개선명령 처분을 받은 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이 지난 4월 행정조치 이행계획에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CCTV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다음달 이행계획서에선 "진행 예정"으로 여전히 조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제공
앞서 세종시가 학대 신고 직후 조사 과정에서 CCTV 영상을 확보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학대 신고 직후 세종시는 옹호기관과 1차례 현장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학대 의심 신고가 있기 전 사흘치 CCTV 영상을 확인했다. 하지만 학대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생활실과 샤워실이 아닌 식당 내부 영상으로 "학대와 관련이 없다"며 별도의 보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당시 영상은 저장기간이 지나 모두 삭제됐다.

특히 시는 당시 영상을 열람하고 자체 보고서를 작성하지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CCTV 운영 체계 자체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CCTV를 설치할 법적 의무가 없다. 전국 시설의 80% 가량이 CCTV를 갖추고 있지만, 이는 시설들이 자율적으로 설치한 것일 뿐 운영·관리 기준을 정한 규정은 따로 없는 탓이다.

인천 강화군의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에 의한 장기간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사건 이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색동원 사건 공동대책위원장은 당시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아직 CCTV 설치 의무 규정조차 없고 관리·모니터링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며 "공적 시스템이 가해를 차단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가의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이런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복지부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 도입이나 영상 보관 기간 연장 등 예방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대해 "관련 사항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특정 위험 행위가 감지되면 알림이 울리는 방식이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영상 열람 권한을 보다 명확히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CCTV 설치와 운영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사각지대 해소 여부는 시설과 지자체의 의지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건처럼 CCTV 부재가 증거 확보의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했던 시설에서 마저, 새로 설치한 카메라의 사각지대 해소가 "이용자 거부"라는 이유로 두 달 넘게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이런 구조의 한계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설의 운영 개선 이행 상황을 매달 점검하고 있다"며 "사각지대 CCTV 설치 문제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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