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국내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하루 걸러 매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있는데, 한달 전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더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경제부 조혜령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조혜령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어떻게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지 궁금한데, 먼저 이 상품이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요즘 주식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서 이 상품을 가입한 분들도 꽤 될 텐요.
지난달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말 그대로 한 가지 종목을 두 배 추종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품이 가장 많이 출시돼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수익도 그만큼 커지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돈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 출시 후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누적 거래 규모는 173조원,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4조 5천억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대부분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데, 그렇다보니 최근 하락장에서 개미들의 손실이 컸습니다.
[앵커]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두 배지만, 하락해도 두 배인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제, 검은 화요일 당시 주가가 9% 넘게 떨어지면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연속 하락장에서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품 최대 낙폭은 평균 36.9%에 달했습니다. 오늘은 또 하락폭을 만회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전날보다 무려 5% 상승해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처럼 증시 변동폭이 크다보니, 이른바 단타 투자와 함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빚투 수요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 5천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거래일 내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빚투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지난 23일 기준 1조 4700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박종민 기자[앵커]
주식은 개인의 판단으로 이뤄지는 거지만 시장이 과열돼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금융당국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부작용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우려하기 시작했는데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무려 8조 6천억으로 집계됐고, 특히 주식을 몇 번 사고 팔았는지 나타내는 매매 회전율도 하루 평균 최대 200%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우려의 선봉에 섰습니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ETF 도입 당시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표현을 쓰면서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원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인서트 이찬진]
"증시 변동성도 레버리지 ETF가 끌고가는 상황이기도 하고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매매동향 모니터링 강화뿐만 아니라 금융위, 거래소 등과 투자자 거래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특히, 이 상품이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고 증권사만 배불리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다음달 초 이 원장은 직접 자산운용사 대표를 불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C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어제 주요 증권사 10곳 리스크담당 임원을 부른데 이어서 대표들 소집에 나선건데요. 그만큼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이와 관련해 감사원도 금융당국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여러 논란이 뜨거워지자 감사원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해 실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업무를 금융당국이 적절하게 수행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앵커]
이미 상품은 나와있고,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데, 당국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건가요?
[기자]
현재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기본예탁금 1천만원을 예치하고, 상품 투자 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일반교육과 심화교육을 한 시간씩 받아야 합니다.
당국은 이 예탁금 액수를 올리고, 교육 조건을 강화해 투자자 유입을 막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대응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레버리지 상품 철회도 불가능한 상황은 한계로 꼽힙니다.
당국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