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금 코스피는 완연한 '실적장세'입니다. 주가는 실적을 '선반영'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현재 반도체 투톱 주가는 컨센서스(시장의 실적 전망치 평균)를 뛰어넘는 실적에 힘입어 천장을 뚫고 있습니다. JP모건이 코스피 '1만 5천'을 전망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앞서 25일 발표한 마이크론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투톱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죠.
다만 컨센서스는 '낙관적 편향'을 보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컨센서스 기반의 목표주가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CBS노컷뉴스가 1년 전 모든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과 현재 EPS를 비교한 결과,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의 선행 EPS가 현재 EPS보다 높았습니다. 낙관적 성향의 중간값은 20%에 달했는데요. 즉 1년 전 예상했던 EPS가 1200원이었다면, 현재 EPS는 1천원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반도체 투톱입니다.
1년 전 삼성전자 선행 EPS는 5101원이었는데 현재 EPS 6605원입니다. 무려 22%나 '과소평가'했고요. SK하이닉스도 4만 2079원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6만 2044원으로 32%나 낮았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에서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시장은 오히려 반도체 사이클의 '겨울'을 염두하고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지금 메모리 반도체는 자연산 활어회처럼 부르는 게 값이 됐습니다. 실적도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반도체 투톱의 선행 EPS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3달 전 삼성전자 선행 EPS는 2만 5430원으로 현재보다 285%나 높았는데, 지난달에는 4만 7469원으로 오르면서 618% 초과한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선행 EPS가 33만 692원으로 현재 EPS보다 442%나 높고요.
실증 연구에서도 '낙관적 편향'이 나타납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 동안 74만개의 증권사 보고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투자의견 △목표주가 △이익예측치 등 정보에서 낙관적 편향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그 이유로 "증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 제고, 분석대상 기업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 등 이해상충 요소가 애널리스트의 객관성을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익예측치는 실적 발표에 가까울수록 하향 조정되는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익예측치의 경우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와 달리 실제 실적과 비교를 통한 사후 검증이 용이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애널리스트와 증권사가 평판 위험을 의식해 이해상충 요인을 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컨센서스의 낙관적 편향이 꼭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컨센서스가 바뀌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를 유발해 가격발견에 기여한다는 게 김 선임연구위원의 평가입니다.
낙관적 편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주 위주인 분석보고서의 중소형 상장사로 확대 △가이던스(기업이 제시하는 실적 전망치) 등 상장기업이 제공하는 정보의 양과 질적 향상 △애널리스트의 부정적 평가를 비난하는 문화 해소 등이 필요합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 제공 정보에 낙관적 편향이 존재하므로, 개별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투자의견, 목표주가, 이익예측치 자체에 매몰돼서는 안 되며, 전망의 배경, 전망이 변경된 배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자에게 조언했습니다.
시장에는 반도체 실적이 주도하는 코스피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컨센서스의 '낙관적 편향성'과 1년 전 반도체 실적 전망치가 오히려 낮았던 '예측 불가능성'을 생각하면 시장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을 항상 유의해야겠습니다.
특히 최근 코스피200변동성 지수가 100에 육박했는데요. 이는 코스피가 하루에 ±6.3%라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상 '매수'든 '매도'든 사이드카가 매일 발동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인 만큼, '안전벨트' 착용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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