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지내고, 보수정당 출신으로 최초의 호남 재선 의원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 황진환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호남권에 '초대형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29일 발표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연일 반발 중이다. 정치적 결정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반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지내고, 보수정당 출신으로 최초의 호남 재선 의원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호남 지역에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 투자는 아주 대대적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동시에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 이재명 정부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문제에 국민의힘 내 일부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상당한 불쾌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31년을 호남에서 출마하고, 부대끼고 살았다. 애정하기 때문"이라며 "제 말은 페이스북에 글이나 올리는 그런 정치인들의 말과 무게가 다르다. 이번에 당은 무섭다고 호남 지원 유세도 못 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국토의 한 부분을 이렇게 내버려 두나"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인사들이 이날 국민 보고회를 열고 1천조 원 규모의 전남·광주 지역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전·후공정 공장 신설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신설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정치적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지만 이 전 의원은 "환영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지역 균형 발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선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저 미적지근한 정책으로는 안 된다"며
"불균형, 낙후된 지역에는 파격적인 정책과 결심,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산업면에서 호남이 너무나 소외됐다며
"작년에만 청년 7천 명이 (호남을) 떠났다. 어떻게 국토의 한 부분을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과 정권은 특정 지역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심어 왔다"며
"포항에 철강, 울산에 조선·자동차, 창원에 중공업 단지, 구미에 전자 단지, 대덕에 첨단 과학 연구단지, 청주에 바이오, 수도권에 반도체 벨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광주·전남은 그런 게 하나도 없다. 이게 바람직한 정치는 아니지 않은가? 광주·전남도 이제 그 차례가 왔다"고 했다.
李정부 향해 "기업이 나서기도 전에 왜 정부가"
이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어느정도 종합적인 계획이 나오고서 이야기를 했어야지 그냥 1천조 원을 호남에 투자한다고 (발표)해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면 되겠는가"라며
"기업이 말하고, 결정하기도 전에 정부가 투자 계획과 구체적인 액수, 특정 지역까지 발표하는게 맞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위한 여건은 제대로 확보했는지, 계획은 있는지도 되물었다. 이 전 의원은 "신재생에너지인 해상 풍력 발전을 하려면 바람개비와 터빈, 케이블 등이 있어야 한다. (해상에) 수천개를 꽂아야 하는데, 지금 블레이드를 만드는 공장 산업단지가 하나라도 있는가"라며 "바람이 많다고 곧장 전기가 나온다는 식으로 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해상 풍력 발전을 하려면 어업하는 사람이 동의하냐는 문제도 있다"며 "해상에 그렇게 높은 타워를 세우면 레이더 방해 문제도 있어 국방부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그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고, 특구로 지정하고, 특례 입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국회에서 야당 협조 없이 하루 아침에 그게 되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이번에 호남에 꼭"
이 전 의원은 이번에도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그는
"광주·전남 사람은 (이번 반도체 발표가) 좋으면서도 '되겠어?'라고 하는 것도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한두 번 겪어 봤겠는가. 공항을 만들어 놓고 20년 동안 (광주 군공항)을 못 옮기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또
"인구 70만 명의 제주도에 의과대학이 있지만, 전남에는 의과대학이 없다. 20년 넘게 의과대학 얘기하는데 하나를 못 만들고 있다"며 "F1은 경기장을 만들어놓고 어떻게 됐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당을 향한 쓴소리도 내놓았다. 이 전 의원은 "기업이 와야 청년이 오고, 그렇게 해야 월급으로 지역 경제가 돌아간다"며
"국토가 균형적 발전했을 때 정치적으로도 경쟁이 살아나고, (유권자의) 선택이 살아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나의 지역을 38년 동안 포기하면서 그게 전략이라고 얼굴을 들고, 집권하겠다고 하는가. 그건 뻔뻔한 일"이라고 했다.
끝으로 "우리(보수정당)가 무엇을 도와줄까, 밀어줄까 이렇게 나왔을 때 호남이 감동하고 감격하는 것이다. 그냥 말이 나오자마자 경기 일으키면서 펄쩍 뛰어버리면 어찌하는가"라며 "이러한 원인을 정권이 제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보수가 냉철하게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봐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