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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법정 시한 넘긴 노사…이번주 '1차 수정안'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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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1만2천원 vs 경영계 1만320원 동결…1680원 격차
최근 3년 인상률 물가 못 따라…"실질임금 방어해야"
30일 10차 전원회의서 1차 수정안 제출…간극 좁혀질까

27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최저임금 인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27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최저임금 인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가 결국 법정 시한인 29일을 넘기게 됐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부터 1680원의 격차를 보이며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노사는 오는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 1차 수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날인 30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심의를 이어간다.

현행법상 최저임금 심의 법정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째인 이날까지다. 그러나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해도 시한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정 기한 안에 심의가 마무리된 것은 9차례에 불과하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7월 중순에야 최종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평행선 달리는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만 1680원

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2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열린 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각각 시급 1만 2천원과 1만 320원을 제시하며 공방을 벌였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대비 16.3% 인상된 금액을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하며 맞섰다. 양측의 최초 요구안 격차가 1680원에 달하면서 심의 초반부터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는 고물가 시대에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1만 2천원은 사치나 저축을 위한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생존 비용"이라고 호소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스페인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청년, 여성, 서비스업 종사자 등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늘렸고 이들이 돈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수 시장이 강력하게 살아났다"며 "스페인의 실험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도 지난 27일 열린 결의대회에서 "기업들은 돈이 넘쳐나는데 노동자가 성과급을 요구하면 경영 위기를 앞세우고, 노동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자영업자의 고통을 이야기한다"며 "왜 노동자들은 늘 뒷전이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에는 돈이 밀물처럼 밀려드는데 노동자 주머니는 여전히 가뭄"이라며 "노동자에게 양보만을 강요하는 현실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의 반복되는 동결 요구에 대한 노동계의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사용자 측은 2007년 최저임금이 3480원일 때부터 현재까지 20여 년간 연속해서 동결과 삭감을 요구했다"며 "저임금·취약계층 노동자의 삶을 살펴보고자 하는 의지와 태도조차 읽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영계는 계속되는 내수 침체와 고비용 구조 속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재광 노동인력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광 노동인력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총괄전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중소기업 비중이 56.8%에 달하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5조 5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라고 지적하며 경영계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기업이 문 닫으면 일자리도, 최저임금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규"라며 과도한 인상이 불러올 부작용을 경고했다.

과거 인상률 짚어보니…"물가상승률 수준은 맞춰야" 지적도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그동안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고려할 때 최소한 물가상승률 수준에는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시급과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22년 9160원(5.1%),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 30원(1.7%), 2026년 1만 320원(2.9%)이었다.

노동계는 지난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2.37%에 머물러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인 2.66%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하락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류기섭 사무총장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올해 비혼 단신 근로자의 실태생계비는 월 282만 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기준 월 임금 215만 원과 격차가 67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생활고를 지적했다.

이미선 부위원장도 경영계의 동결 요구에 대해 "동결은 사실상 삭감"이라며 "내년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어떻게 동결을 주장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10차 회의서 '1차 수정안' …간극 좁힐 실마리 나올까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공은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로 넘어갔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앞선 회의에서 노사 양측에 진전된 추가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당초 지난 회의에서는 노사 모두 수정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10차 회의에서는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1차 수정안이 본격적으로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특히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에서 동결을 고수하는 경영계를 압박하고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선제적으로 수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 최저임금 심의는 양측이 여러 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이견을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심의에서도 노사는 10차 수정안까지 제출하는 진통 끝에 인상률 격차를 좁혀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정 시한은 넘겼지만, 앞으로 남은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의결해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이 이의 제기 기간 등을 거쳐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최종 확정해 고시하면, 확정된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노사가 10차 회의를 기점으로 1680원의 간극을 좁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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