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사진 왼쪽)과 손흥민. 손흥민이 16강 탈락 확정 후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한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57) 감독의 과거 발언을 재조명하는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 홍 감독에 대한 여론도 더욱 악화하는 양상이다.
이른바 '홍명보 어록' 가운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례는 손흥민(33·LAFC)과 관련한 발언들이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홍 감독과 손흥민의 불화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충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와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팩트체크 결과 '손흥민 저격 홍명보의 역대급 어록'으로 불리며 확산되는 온라인 게시물의 내용 상당수는 실제 홍 감독의 과거 발언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월드컵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홍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8월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수는 모든 사람들이 잘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니까 (기용했다)"며 "얼마만큼 우리 팀에 도움이 될지, 얼마만큼 많은 기량을 발휘할지는 앞으로 잘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론에 밀려 손흥민을 기용했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사진 오른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홍 감독은 2달 뒤 10월에는 "(대표팀이) 손흥민만을 위한 팀이 아닌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선수가 지금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줘야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전략적으로 봤을 때 손흥민이 나가서 잘할 수 있도록 활용 가치를 높여야 하는 것이지, 꼭 손흥민 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출전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선수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지도자 생활을 할 때도 그렇고 그런 사례는 특별히 많이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고 해석할 소지가 다분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그는 2024년에도 손흥민과 관련해 예민한 얘기를 꺼내들었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손흥민 선수를 앞으로도 팀의 주장으로서 신뢰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불과 2달 뒤에는 "주장 교체 부분은 저희가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180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과연 (주장 교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개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팀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다만) 지금 시작부터 주장을 바꾼다 안바꾼다, 그런 결정은 지금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주장 교체에 대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을 대목이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남아공전 이후에도 그의 입에서 손흥민은 언급됐다. 홍 감독은 지난 25일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전반전 45분을 마치고 그리고 공간도 조금 생겼을 때 넣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결정(손흥민 선발출전 제외)을 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의 이 같은 과거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질투와 열등감 등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부터 이어진 홍 감독과 손흥민의 12년 인연. 그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