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박물관. 박물관 제공수도권 첫 국립 해양 문화 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개관 첫해 방문객 60만 명을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출항했다. 250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수도권 배후 인구를 앞세운 신생 박물관의 추격이 매섭다. 이에맞서 국내 최초의 종합 해양 문화 시설인 부산 영도 '국립해양박물관'도 옛 100만 관객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첫해 방문객 60만…부산은 100만 회복 기대
29일 부산 CBS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방문객은 61만 명을 기록했다. 2024년 12월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 수는 67만 명으로 집계됐다. 관람객 대부분이 인천·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왔고 30~40대 가족 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뤄 수도권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접근성에 더해 디지털 실감 영상 등 체험형 콘텐츠가 흥행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500만 명에 달하는 수도권 인구를 배후에 둔 만큼 앞으로 방문객 수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는 한 해 최대 12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물관 측도 연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2년 영도구 동삼동에 문을 연 '국립해양박물관'은 우리나라 첫 종합 해양박물관이다. 인천해양박물관이 설립되기 전까지 유일한 국립 해양박물관으로, 해양 문화 저변 확대를 이끌어 온 '기함'이다. 상설·기획전시관과 대형 수족관, 어린이박물관과 해양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다.
개관 5개월 만에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었고 2016년 8월에는 개관 4년 만에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표적인 해양 문화 시설로 자리 잡았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관람객이 16만여 명까지 줄었다가 2022년부터 반등해 지난해에는 88만 명 선까지 끌어올렸다. 연간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는 박물관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힌다.
'전액 국비와 BTL' 건립·운영 방식에 차이…큰 과제는 '협업과 공유'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박물관 제공각각 서해권과 남해권에서 '국가 해양문화 벨트'의 거점 역할을 하지만 건립 과정과 운영 현황은 차이가 있다. 인천해양박물관은 사업비 1067억 원을 전액 국비로 충당해 완공했다. 올해 기준 예산은 140억 원으로, 해양수산부 예산으로 운영비를 지원한다.
반면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은 건립 당시 전체 사업비 1142억 원 중 대부분인 1019억 원을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조달했다. 민간투자로 시설을 짓고 정부가 장기간 건물 임대료 형태로 되갚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올해 기준 박물관 운영비 96억 원과 시설을 운영하는 민간운영사 운영비 60억 원, 임대료 85억 원을 별도로 지급했다.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더 들이는 셈이지만, 임대료를 빼면 실제 운영비는 인천해양박물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향점도 다르다. 인천해양박물관은 '바다로 열어가는 우리미래'를 표어로 내걸고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해양 교류사와 해운·항만 물류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항만 산업도시 이미지를 해양 문화 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국제교류전 '그리스 해양문명'을 준비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반면 '모두가 함께하는 해양문화 허브'를 표방하는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의 역사·문화·생물·예술을 아우르는 종합형으로, 유물 수집과 학술연구를 축으로 삼는다. 최근 상설전시를 새로 단장했고, 올해는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기획전 '개항, 부산항 150년'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두 박물관이 우리나라 해양 문화 거점 역할을 효율적으로 담당하기 위해서는 소모적인 경쟁이나 중복 투자 대신 상호 협력과 연대를 통해 실질적인 자원 공유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해양박물관에 대한 지난해 경영평가 보고서는 '신설 기관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과의 네트워크 부재'를 보완 과제로 꼽으며 연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기관의 과잉 경쟁이나 차별 우려 등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해수부의 균형 잡힌 관리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역 거점형 시설을 만들어 운영하는 만큼 두 곳 모두 중요한 기관"이라며 "국민이 해양문화를 더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도록 기조를 유지하며 균형감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