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 태종대 다누비열차가 운행 도중 갓길로 미끄러져 탑승자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의 대표 관광시설인 태종대 다누비열차가 안전조치를 강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미끄러짐 사고를 냈다. 노후화된 차량을 수천 개의 볼트까지 '육안 점검'에만 의존해온 현행 관리 체계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관광공사는 결국 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태종대의 가파른 지형에 현재의 열차 운행 방식이 적합한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7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다누비열차는 4대로, 이번 사고 차량은 2014년에 도입돼 12년간 운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운행한 지 20년이 넘은 차량 1대를 폐기하면서 도입한 전기차 1대 이외에 나머지 차량도 모두 10년 넘게 운행되고 있다.
태종대 유원지 내부 순환열차인 '다누비열차'는 지난해에만 54만 명이 이용하는 등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시설이다. 동력차 1대와 객차 3대를 연결해 운행하는 구조로, 연결부에 이상이 생기면 객차가 기울어지거나 이탈할 위험이 크다. 공사는 그동안 운행 전 연결축과 브레이크 등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한 달에 1차례씩 전문 정비업체를 통해 점검을 실시해왔다.
공사 측은 지난 4월 차량 미끄러짐 사고 이후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당시 객차 사이를 연결하는 축이 휘어지며 객차가 기울어 외국인 관광객 등 탑승객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후 공사 측은 운행 차량 4대의 연결축(타이로드)을 모두 새 부품으로 교체했고, 한국안전기술협회의 안전성 검사와 성능 검사를 거쳐 같은 달 말 운행을 재개했다.
또 기관사가 매일 본격 차량 운행 전 시범운행을 통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차량마다 블랙박스도 모두 설치했다. 이밖에 법적으로 연 1회 진행하는 안전성 검사도 올해부터 연 2회로 늘리고 오는 10월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두 달 만인 지난 3일 객차와 동력차 사이 연결축의 볼트가 빠지면서 또다시 차량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이후 열차는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탑승객 2명이 경상을 입었다.
다누비열차. 부산관광공사 제공 이처럼 최근 '열차 연결부 이상'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반복되면서 노후 차량을 육안 점검 중심으로 관리해온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 측 역시 하루 한 차례 진행하는 자체 점검이 대부분 육안으로 이뤄져 미세한 결함을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동력차-객차 연결 방식'이 태종대의 가파른 지형에 적합한지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차량 노후화로 연결부나 볼트 등 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차량 하부에만 볼트 수천 개가 설치돼 있어 육안 점검으로는 당시 미세한 이상을 발견하는 건 어렵다"며 "열차 1대 당 6~9억 원에 달해 전면 교체 역시 예산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누비열차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운행 지속 여부가 적절한지 등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까지 수국 개화 시기에 맞춰 관광객이 많이 찾을 걸로 보고 무료 셔틀버스 2대를 긴급 투입해 운행 중이며 시티투어버스 1대를 추가 투입하는 방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 의뢰하고 장비 운행기록과 점검일지 등을 확보해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피의자로 입건된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기계적 결함 여부와 현장 관리자들의 업무상 과실 유무를 집중적으로 가려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