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에 12.5%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한국무역협회가 시행 유예 또는 세율 인하를 요청했다.
무협은 6일(현지시간) 윤진식 무역협회장 명의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산 제품에 대한 12.5% 추가 관세 부과를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관세 시행을 유예하거나 유예가 어렵다면 추가 관세율을 10%로 낮춰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무협은 "특정 한국 제품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원자재를 사용해 미국 기업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음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사례나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요청 근거를 밝혔다.
또 "미국이 단지 공식적인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제품에 광범위한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런 조치는 미국이나 한국의 경제적 이익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협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및 생산 확대는 미국 제조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미국이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및 생산에 사용되는 중간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오히려 공급망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시행을 유예해 양국이 상호 협력과 규제 정합성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마련해달라"며 "시행을 연기할 수 없다면 추가 관세율을 10%로 인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USTR은 강제노동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거나 이를 약속한 국가들에 대해선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했는데, 무협이 관세 부과가 불가피할 경우 이와 동일한 관세를 한국에도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세계 교역
상대국에 이른바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했다.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는 최장 150일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7월 하순 이전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근거로 한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USTR은 지난 3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관련 조사에 착수했고 한국은 두 분야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달 2일 USTR은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사 결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9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USTR 공청회에 참석해 정부 측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강제노동 문제 조사 결과에 근거한 12.5%의 추가 관세가 확정되고 이후 과잉생산 조사 관련 관세 조치가 추가로 나온다면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기존 상호관세(15%)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