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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발목잡는 경영권 분쟁…'핵심기술' 넘어가도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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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미중 패권경쟁 격화로 핵심 원자재와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는 이른바 '자원 무기화' 역시 강화되면서 각국은 자국 경제의 명운이 걸린 핵심 자원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CBS노컷뉴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서 민간 자원 외교의 선봉에 서 있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국의 자원 무기화 대응 상황을 점검해 보는 연속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자원 무기화 막을 방패 '고려아연' ③]
2024년 9월 본격화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여전'
MBK·영풍, 미국 제련소 사업 기술 유출 우려 이유로 '반대'
영풍, 기출 유출 막을 '국가핵심기술' 지정 역시 반대
주총 방식·상법 개정 등 향후 분쟁 심화·지속 가능성

고려아연 제공고려아연 제공
핵심 광물 자원 무기화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생산 능력과 기술로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고려아연의 광폭 행보를 가로막는 사실상 유일한 장애물은 경영권 분쟁이다.

과도한 경영권 분쟁은 해외 프로젝트 투자와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 회사 운영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년째…신사업 투자·핵심기술 지정도 여파

고려아연이 지난 4월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첫걸음을 알리는 공식 기념식을 개최했다. 고려아연 제공고려아연이 지난 4월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첫걸음을 알리는 공식 기념식을 개최했다. 고려아연 제공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2024년 9월 본격화된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곧 2년을 맞게 된다.

2024년 9월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이후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과 소송·여론전이 이어지면서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쉽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고려아연이 꼽은 10대 뉴스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회사 내부적으로도 주요 관심사였다.  

MBK·영풍은 경영권 분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신사업 투자나 전략핵심기술 지정에 대해서도 실적과 재무 상태 등을 문제 삼으며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핵심 사업인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핵심기술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지난 1996년 호주에 썬메탈코퍼레이션(SMC) 법인을 설립하고 2천 년부터 25년째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독자기술 유출이 없었던 만큼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미국 제련소 사업 주체인 크루서블 메탈스(Crucible Metals, LLC)는 호주 SMC 법인과 마찬가지로 고려아연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관리하는 회사로 건설부터 기술과 공정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권을 고려아연이 갖는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재매각이 추진될 경우 외려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과 관련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광물 제련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이 궁극적으로 재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

이은선 고려아연 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사태를 언급하며 "이는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국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과 투기 자본 규제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세 번째 국가핵심기술 신청 '실패'…영풍, 반대 의견서 제출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고려아연 전시 부스 정면 조감도. 고려아연 제공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고려아연 전시 부스 정면 조감도. 고려아연 제공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이지만 영풍은 이에 대해선 미국 투자와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

희소금속은 첨단·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이 앞다퉈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핵심광물로 고려아연은 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국내 첨단·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며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신청한 기술에는 방산 핵심 소재 안티모니 제조 기술이 포함돼 있어 주목받았지만 해당 기술은 지난 5월 정부 심사에서 국가핵심기술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번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까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기술 보호 범위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핵심 통합공정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었지만 실패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전구체 설계·제조 기술과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 이미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에 등재돼 있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해당 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 기업에 인수될 때는 산업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안전망 확보에 실패한 셈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제기한 게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주요 이유라고 판단하고 있다. 영풍 측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물론 직접 출석해 관련 의견을 전달하겠단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핵심기술 추가 확보는 고려아연에게 있어 핵심 기술 유출 차단과 함께 영풍·MBK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MBK는 2024년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지만 한국 정부가 관련 이차전지 기술 등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며 가로막힌 바 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일부 이사가 교체되는 주총 방식은 갈등이 반복되는 것은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상법 개정과 함께 반복된 소송은 분쟁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배구조 등에서 일정 정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드러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관련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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