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은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고상현 기자| ▶ 글 싣는 순서 |
①[단독]제주 유명 아파트 미분양 사태 이면…투자사기 의혹 ②[단독]투자사기 의혹 아파트…용역업체·시공사까지 피해 ③"사기꾼 호의호식, 피해자 자살 고민" 아파트 투자 잔혹사 ④"효성 해링턴 제주 거대 사기극…시행사 대표 구속해야" ⑤[단독]"직원 탓"하더니 유흥비?…회삿돈 수십억 횡령 수사 (계속) |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은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사업 시행사 대표가 투자사기 의혹에 이어 회삿돈을 유흥비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로도 검·경 수사를 받고 있다. 각종 의혹에 "전 직원들이 벌인 일로 자신과 무관하다"는 해명과는 정반대 정황이 드러나며 파장이 예상된다.
투자자 돈으로 유흥비·가정부 고용 정황
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현재 제주지방검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아파트 사업 시행사인 도내 한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A씨를 수사하고 있다. 투자사기 피해자 20여 명이 사기 혐의와 함께 고소하며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지난해 6월 검찰에 송치됐다.
고소장을 보면 횡령 의혹은 A씨가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2022년 9월 3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개발 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받은 직후 불거졌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6월 사이 대출자금 관리를 맡은 ㈜신한자산신탁으로부터 광고홍보 비용으로 17억여 원을 받아 또 다른 자신의 회사에서 보관·관리하도록 했다. PF대출계약상 광고홍보 비용으로 받은 돈은 광고홍보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고 다른 목적으로 써서는 안 된다.
A씨가 대표로 있는 모 부동산개발업체 모습. 고상현 기자하지만 A씨는 신탁회사로부터 광고홍보비로 받은 돈으로 자신이 사실상 운영하는 또 다른 법인 2개의 법인세 3억 2천만여 원을 내거나 직원들 급여를 주는 등 9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100여 차례 걸쳐 자신의 가사도우미 급여 또는 개인 소송비용으로 사용한 의혹도 있다.
법인 자금뿐만 아니라 투자자 돈을 횡령한 의혹도 제기됐다. 미켈란시티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민간분양 아파트 사업으로 전환한 시기인 2020년 6월과 2022년 7월 사이 투자사기 피해자 20여 명에게서 받은 17억 원 중 13억 원 상당을 유흥비로 쓰는 등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고소장에 나온 전체 횡령 액수는 모두 22억 원 상당으로 이 가운데 유흥주점에서 결제한 돈만 모두 3500만여 원이다. 고급 가구와 가전제품을 사는데 사용한 비용도 2800만 원에 달한다.
직원들 통해 회사자금 수억 횡령 의혹도
시행사 대표 A씨는 투자사기 피해자들이 고소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사건 외에도 올해 1월 추가로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당해 현재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7월 사이 12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2억47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회사법인 계좌에 보관된 돈을 직원 계좌로 보낸 뒤 해당 직원에게 현금을 찾아서 가져오라고 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재송금하는 방식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횡령 의혹이 불거진 2020년 12월 당시 회계담당 직원과 또 다른 직원이 나눈 SNS 대화내용을 보면 회계담당 직원이 '추가 1천만 원 임금할 건데요. 카카오 ○○○(A씨) 계좌로 재입금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보낸다. 또 다른 직원은 '회장님(A씨)께 입금완료했다'고 남기기도 했다.
횡령 의혹 당시 전 직원들 간 SNS 대화내용. 독자 제공
업무상 횡령 사건을 고발한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애월 범죄 피해자 대책위원회' 대표는 취재진에게 "A씨가 회사 직원을 통해 회사 자금을 빼돌린 의혹뿐만 아니라 추가로 신탁회사에 허위로 사업 관련 비용을 청구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어서 향후 추가 고발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수십억 원대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A씨가 "전 직원들이 벌인 일로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는 가운데 수십억 원대 횡령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며 사건은 새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한편 A씨는 전 직원들이 회사자금 수억 원을 빼돌리는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올해 5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A씨는 전 직원들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차 고소해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 직원들은 A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