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危害) 우려를 독립적인 구속 사유로 추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검사의 수사 권한을 완전히 폐지하면서 생길 수 있는 피해자 보호 공백을 없애야 한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원행정처는 예방적 구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28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등은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구속 사유 확대 조항을 놓고 엇갈린 의견을 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을 때 구속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도 구속 심사 과정에서 고려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독립적인 구속 사유는 아니다.
서 의원안은 현재 구속 심사의 고려 요소인 '재범의 위험성'과 '피해자 등을 위해할 우려'를 독립적인 구속 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피해자에게 추가 범죄나 보복이 가해질 위험이 큰 사건에서 구속 필요성을 보다 폭넓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 제공개정안에는 피해자의 형사소송 참가제도를 신설하고, 수사·재판기록 열람·등사권 확대와 이의제기 절차 보완 등을 통해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권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법무부는 구속 사유 확대의 입법 취지에 공감했다. 재범의 위험성이나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는 경우를 구속 사유에 추가해 보복범죄 등을 예방하려는 개정안의 취지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원행정처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다. 현행 구속제도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수사·재판 출석과 향후 형 집행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인데, 재범 위험성을 독립적인 구속 사유로 인정하면 장래의 범죄를 막기 위한 예방적·보안처분적 구속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일정한 조건을 부과해 피의자를 석방하는 '조건부 석방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접근 금지나 주거 제한 등의 조건을 부과하면 재범 위험성을 별도의 구속 사유로 추가하지 않고도 피해자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다.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구속이 장래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구금의 성격을 띠게 될 수 있고,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인 만큼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 원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력범죄 피해자가 공판에 직접 참여하는 '피해자 소송참가제도'에 대해서도 사법당국은 난색을 보였다. 법원행정처는 "검사와 피고인이라는 대등 당사자 구조를 흔들어 피고인 방어권을 약화하고 심리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무부 또한 "취지에는 공감하나, 현행 피해자 진술권이나 국선변호인 특례 등 기존 제도와의 중복·충돌을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유보했다.
이번 논의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한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안을 중심으로 검사의 직접 및 보완수사 금지와 피해자 보호 수단 확대,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입법 방향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서 의원안에 담긴 피해자 보호와 구속 사유 확대 조항을 최종 개정안에 어느 범위까지 반영할지는 향후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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