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직원들을 통해 수집한 민주당 입당지원서. 고상현 기자| ▶ 글 싣는 순서 |
①[단독]제주 유명 아파트 미분양 사태 이면…투자사기 의혹 ②[단독]투자사기 의혹 아파트…용역업체·시공사까지 피해 ③"사기꾼 호의호식, 피해자 자살 고민" 아파트 투자 잔혹사 ④"효성 해링턴 제주 거대 사기극…시행사 대표 구속해야" ⑤[단독]"직원 탓"하더니 유흥비?…회삿돈 수십억 횡령 수사 ⑥[단독]욕설·갑질에 임금체불…아파트 시행사 대표의 민낯 ⑦[단독]신탁사 동의 없이 아파트 전세 광고…추가피해 우려 ⑧[단독]부당해고에 숙소 무단침입 지시…조폭미행 의혹도 ⑨제주 아파트 투자사기 피해자들 "전담수사팀 구성" 촉구 ⑩[단독]투자사기·횡령 의혹에 이어…사법질서 교란까지 ⑪[단독]제주 아파트 사업 의혹 새 국면…정치권 로비 정황 ⑫[단독]룸살롱 접대 의혹 전 비서관 "내 이름 호명되면 큰일" ⑬룸살롱 접대 의혹…"도지사 비서실 내부 통제장치 필요" ⑭[단독]오영훈 마지막 총력 유세장소, 모델하우스 부지였다 ⑮정치권 로비 의혹…아파트 투자사기 피해자들 경찰 고발 ⑯[단독]전과 20여 건…집행유예 기간에도 도의회 자문위원 ⑰[단독]문대림 의원 경선지원 정황…정치권 로비 의혹 확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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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제주 아파트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 로비 의혹이 문대림 국회의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행사 대표 A씨가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후보였던 문 의원 측에 직원들을 시켜 수집한 입당지원서를 전달하고 수시로 실적을 보고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대표의 강압적 지시"…유령당원 모집?
29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 명부'에는 성명·생년월일·휴대전화 번호·주소 등 개인정보가 적힌 215명 명단이 담겼다. 전체 명단 중 158명은 2021년 8월 6일, 57명은 8월 13일 당시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명부는 아파트 시행사 대표 A씨의 강압적인 지시로 수집됐다고 전 직원들이 공통되게 주장하고 있다. 전 직원은 "A씨가 직원들에게도 민주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윽박질렀다. 회사 사무실이 7층이었는데 그 소리가 1층까지 들렸다. 다들 욕 듣기 싫어서 A씨 지시에 따랐다"고 말했다.
당시 문대림 의원은 공기업인 JDC 이사장 신분이었지만 2022년 6·1지방선거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을 때다.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오영훈 전 지사 등과의 경쟁까지도 예상됐다. 당내 경선(권리당원 50%+일반도민 50%)을 앞두고 미리 권리당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던 상황이다.
A씨가 공유한 문대림 의원 측근 요구사항. 독자 제공실제로 명단이 전달된 직후인 8월 20일 A씨는 문 의원 측근인 B씨로부터 받은 SNS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공유한다. 해당 메시지에는 '문대림 이사장님 모시는 B라고 합니다. 전해주신 입당원서에 오류 난 부분 확인이 필요해서 연락드린다'며 결제정보·주민등록번호 미기재 명단이 적혀 있다.
무분별하게 입당지원서가 수집된 정황도 있다. 명단을 보면 주거지가 아닌 직장 주소로 등록됐거나 90대 노인이 포함됐다. 취재진이 직접 전화해서 입당 동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일부는 입당 동의한 적 없는데 선거 관련 문자가 온다거나 심지어 자신도 모르게 당비가 납부돼 해지한 사례도 있다.
선거캠프 측 지시사항 수시로 전달 정황
입당지원서를 전달한 것에 그치지 않고 A씨는 2022년 4월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자 회사 직원들에게 문대림 선거캠프 측의 지시사항을 수시로 전달하는 정황이 포착된다.
취재진이 확보한 A씨와 전 직원 사이의 SNS 대화내용을 보면 A씨는 4월 초부터 직원들에게 '문대림 선거사무소 개소식 홍보 사진'을 보내거나 '주변에 여론조사 받으시면 꼭 피드백달라고 말씀해주시고 성별, 사는지역, 연령대 체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등 선거캠프 측 전달사항을 공유한다.
특히 4월 24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경선 투표를 이틀 앞둔 22일 A씨는 문 의원 측근인 C씨로부터 받은 SNS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공유한다. 해당 메시지는 '오늘부터 총력을 다해 본인이 모집하신 권리당원 및 일반도민들에게 경선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락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A씨가 공유한 문대림 캠프 측 전달사항(사진 왼쪽)과 직원이 보고한 1일 상황 공유. 독자 제공'아울러 캠프 상황실에서 오늘부터 그날 연락한 당원 및 일반도민 수를 체크하고 있습니다'라며 투표 독려에 대한 인원을 파악해 달라며 '1일 상황 공유 예시' 양식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실제로 경선 과정에서 한 직원은 이 양식대로 4월 24일과 25일, 26일 1일 상황을 A씨에게 보고한다.
공직선거법상 불법 경선운동과 사조직 활용의 경우 공소시효가 선거일로부터 6개월까지여서 이미 끝났다. 다만 향후 수사를 통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담긴 입당원서를 작성·제출된 사실이 확인되면 정당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문대림 "A씨 통해 부끄러운 일 하나도 없다"
A씨는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아파트 사업에 필수적인 '주택건설사업 계획승인' 절차를 앞둔 상태였다. 당시 제주에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되던 상황이라 A씨가 문대림 의원뿐만 아니라 경선에서 승리한 오영훈 전 지사 보좌진을 동시에 접촉한 정황이 나타난다.
오 전 지사가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로 선출되자 측근인 보좌진 유흥주점 접대 의혹에 이어 임대 계약한 모델하우스 부지를 오 전 지사의 마지막 유세 장소로 무상 제공한 정황도 나온다.
이후에도 A씨는 문 의원과 관계를 이어간다. 2022년 9월 5일 문 의원이 A씨에게 '회장님 문대림입니다. 염치불구하고 책자광고 협찬 부탁드립니다'라고 SNS 메시지를 보낸다. 2023년 2월 22일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아 고사를 지내고 2023년 6월 23일 아파트 분양 개관식에도 참석한다.
2023년 2월 모델하우스에서 문대림 의원이 고사를 드리고 있다. 빨간색 표시가 A씨. 독자 제공특히 입당원서 제출 이후인 2021년 10월 20일 전 직원과의 대화 녹음내용을 보면 A씨는 "대림이는 여기(사무실) 수시로 찾아와." "문대림이는 항상 '형님, 도지사 돼서 형님, 진짜 잘 모시겠습니다.' 이거(통화녹음) 틀어줄 수도 있어. 전화 와서 그래, 항상"이라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경선 앞두고 A씨로부터 입당원서를 받았지만 자신이 부탁한 건 아니라며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명단이 5%도 안 돼서 여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 비서들인 B씨와 C씨가 선거와 관련해 A씨와 수시로 소통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A씨 밑에서 일을 하고 있던 친구가 부탁해서 모델하우스에서 고사를 지내거나 분양 개관식에 참석하긴 했지만, 사적으로 함께 술을 마시거나 골프를 친 일은 전혀 없다. 오히려 친구에게 사업이 위험하다고 조언해주고 거리 뒀다. A씨를 통해 부끄러운 일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A씨(빨간색 표시)와 문대림 의원. 독자 제공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