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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홍콩도 전문투자자 권고"…레버리지 사전 회의록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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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1·4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논의 의사록

도입 전부터 "손실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최대 손실폭 늘 수 있어" 경고
"홍콩은 전문투자자 권고"…일반투자자 허용 우려
금융당국 교육 중심 대응하며 제도 원안 추진
출시 두 달 만에 예탁금 3배·모의거래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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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을 앞두고 개최된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이 일반투자자의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성을 잇달아 우려했지만, 금융당국은 제도를 원안대로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시장 충격이 현실화하자 금융당국은 뒤늦게 예탁금 상향, 모의거래 의무화 등 규제 강화와 레버리지 배율 조정 논의까지 나서면서 당시 정책 판단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도입 초기부터 위험 분산 주문…손실 시나리오 요구도

    
10일 CBS노컷뉴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도입되기 전 개최된 금융위원회 의사록 일체를 분석한 결과, 시장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반복적으로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회의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권대영 부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해 비·상임위원 등 8명이 참석했다.

당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은 올해 1월 13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가진 비공식 간담회에서 '서학개미' 유인책으로 논의됐다. 김 실장은 간담회 직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원회에 단일종목 상품 도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이미지그러나 김용범 실장의 지시 이후 불과 보름 만인 1월 28일 열린 제2차 금융위원회 회의에서는 '비대칭 ETF 규제 해소방안'이 보고안건으로 상정됐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에 따른 투자자 손실 가능성과 위험 분산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외주식 등을 활용한 위험 분산 상품을 검토하고, 투자자가 손실 가능성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당시 한 위원은 "국내 주식과 함께 다각화(diversification)되는 해외주식도 일부 넣어서 조금 더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금융소비자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들도 봐 주면 좋겠다"며 "레버리지에 대해서 해외 주식 하는 분들은 알지만 국내 주식은 처음 도입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손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그다음에 시나리오도 분석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위원 지적을 반영해 상품 출시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투자자 교육과 안내도 충분히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답했지만 도입안은 원안대로 접수됐다. 같은 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우량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을 추진한다"며 시행령 등 하위 법령 입법예고를 신속하게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대 손실 늘어날 수 있다"…"홍콩은 전문투자자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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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시행이 임박한 4월 15일 열린 제7차 금융위원회 회의에서는 투자자 손실을 둘러싼 경고가 한층 더 구체적으로 나왔다. 금융위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했다.

위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해외에서도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점을 짚으며 일반투자자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설계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 위원은 "해외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단일종목을 레버리지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인덱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홍콩 같은 경우도 전문투자자가 들어오길 권고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심한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면 최대 손실폭이 늘어날 수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 테스트에 따라서 얼마나 손실이 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보여주면 투자자들이 그것을 염두에 두고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위험 교육과 함께 안전한 자산을 같이 운용할 수 있는 델타헤징(Delta hedging) 같은 기법이나 반도체와 상관관계가 반대쪽에 있고 0에 가까운 개별상품을 같이 하는 방법, 인덱스를 한다든지, 자산분산을 할 수 있는 것들도 같이 교육해 이 상품이 잘 정착되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측은 이 같은 발언을 한 위원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회의 운영상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같은 구체적인 요구에도 도입 과정에서 주가 급락 등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위험성을 분석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조차 실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에도 금융위 담당자는 투자자 교육에 지적 내용을 반영하겠다고만 답했고, 해당 안건은 수정 없이 원안 의결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당시에는 레버리지 배율 등 상품 구조 자체를 변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험 요인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에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위험고지로 출발…시장 충격 뒤 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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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출시 전부터 시장 충격과 일반투자자 손실에 대한 경고장이 잇따랐지만, 금융당국은 교육과 위험 고지를 중심으로 대응했다. 금융위가 마련한 초기 투자자 보호 장치는 △기본예탁금 1천만원 △일반교육(1시간)과 심화교육(1시간) △'ETF' 대신 '단일종목' 표기 등이 전부였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4월 17일 차관회의와 4월 21일 국무회의를 거쳐 4월 28일 공포·시행됐다. 불과 한 달 뒤인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출시 직후부터 이 상품은 한국 증시를 뒤흔들었다. 대규모 리밸런싱이 현물 주가를 흔드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 논란이 커졌고, 두 달 만에 개인투자자 손실이 최대 56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까지 나왔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당국은 여러 조치들을 쏟아냈다. 기본예탁금을 3천만원으로 세 배 올리고 신규 상장을 제한한 데 이어 개인별 투자한도와 레버리지 배율 조정까지 논의 중이다. 더 나아가 사전교육 외에 '모의거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급변 시 현재 2배인 배율을 1배 수준까지 낮추거나 거래·투자 규모를 제한할 수 있는 '긴급조치권'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편, 김용범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 정부 책임자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등의 절차적 문제가 드러나자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피고발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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