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제공성군 세종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임진왜란의 영웅 곽재우는 공신의 영예 대신 관직을 거부했고, 정약용은 조선의 미제 사건과 시신이 남긴 단서를 들여다봤다. 경성의 투기판을 뒤흔든 '미두왕'의 욕망, 바닷속에서 700년을 잠든 보물선의 행방도 한국사의 한 장면이었다.
역사 교양서 '더 기묘한 한국사'는 교과서의 연도와 사건 중심 서술에서 벗어나, 정사와 야사 사이에 남은 기록의 틈을 따라간다.
책은 익숙한 인물과 사건을 낯선 각도에서 다시 본다. 세종대왕의 치적 뒤에 가려진 세자빈 간택 실패, 나라를 위해 재산을 쏟아부었지만 전쟁 뒤 관직을 부담스러워한 곽재우, '흠흠신서'를 통해 조선의 수사와 재판 현실을 들여다본 정약용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사의 어두운 장면도 다룬다. 미두장 투기 열풍과 반복창의 부상, 윤봉길과 김구의 마지막 시계 교환, 총독부가 감추려 했던 문화재의 행방, 바다 밑 보물선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 등이 한 편의 논픽션 스릴러처럼 펼쳐진다.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다산책방 제공
한 통의 편지에는 단 한 단어만 적혀 있다. "오라." 1920년,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던 영국인 기자 조지프는 전설적인 화가 타르튀프를 취재하기 위해 프로방스의 외딴 농가로 향한다.
루시 스티즈의 장편소설 '에티의 여름'은 거장 화가의 은밀한 저택을 배경으로 한다. 인터뷰를 거부하는 타르튀프 앞에서 그의 조카 에티는 조지프를 새 그림의 모델이라고 둘러대며 집 안으로 들인다. 그렇게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어느 날 밤 급격히 흔들린다. 조지프는 에티가 타르튀프의 완성작을 몰래 불태우는 장면을 목격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림은 멀쩡히 제자리에 걸려 있고 곧 거액에 팔려나간다. 에티는 혼란에 빠진 조지프에게 "헛것을 본 거예요"라고 말한다.
'에티의 여름'은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함께 밀고 간다. 프로방스의 햇살, 라벤더 향기, 유화 물감의 질감이 감각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타르튀프와 에티를 둘러싼 비밀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낸다.
소설의 중심에는 타인의 시선 속에 갇힌 여성의 삶이 놓여 있다. 여성이 화가가 아니라 피사체로만 남겨지던 시대, 에티는 허락된 역할에서 벗어나 자기 재능과 욕망을 되찾으려 한다.
영국 최대 서점 워터스톤스에서 올해의 데뷔작과 올해의 책에 동시에 선정된 작품으로, 영국에서만 2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루시 스티즈 지음 |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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