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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중대경보' 속 밭일하다 숨진 라오스 노동자…온열질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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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망 전 연속 7시간 근무 확인"
국과수 "외상 없어" 1차 구두 소견…온열질환 가능성 언급
민주노총 20일 여주시청 앞 기자회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연합뉴스연합뉴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한 경기 여주시에서 밭일을 하다 숨진 30대 외국인 여성 노동자의 사망 원인이 온열질환일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사망자가 마지막 행적을 보이기 전, 쉼터 등이 없는 농지에서 연속 7시간 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8일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3일 라오스 국적 여성 노동자 A(38)씨의 시신 부검 결과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은 없다. 약독물 및 장기 검사 등 정밀 검사에서도 사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도 추정해볼 수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해당 사건을 이첩받은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은 A씨가 특별한 지병이 없었다는 유족의 진술과 사망 당시 여주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점 등을 토대로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5일 8개월 체류 조건 계절근로자 비자로 입국해 이튿날인 6일 곧바로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여주시 세종대왕면의 한 호박밭 근무를 진행했다.

A씨는 근무 이틀째인 7일에도 오전 6시쯤부터 밭일을 시작하다, 7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 40분쯤 동료에게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뒤 그늘에서 쉬던 중 자취를 감췄다.

오후 3시쯤 농장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 28시간여 만인 8일 오후 7시쯤 밭으로부터 200m가량 떨어진 수풀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색 과정에서 A씨가 쉬던 장소 인근부터 수색을 이어가다, 수색 장소를 확대해 찾는 과정에서 뒤늦게 숨진 A씨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전날부터 비닐하우스가 아닌 호박밭 농가에서 작물 위에 비닐을 덮는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근무지에는 그늘막이나 쉼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전무하다. 또 이곳은 지난 3일부터 폭염중대경보가 발령해 A씨가 실종될 당시 기온이 36.2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경기본부 이천여주양평지부는 오는 20일 여주시청 앞에서 "여주 라오스 계절노동자 온열질환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망자는 입국 후 이튿날부터 고강도 노동에 투입돼 폭염중대경보가 발령한 사고 당일에도 한낮까지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며 "여주시 계절노동자 정책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사고이며 이주노동자 노동인권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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