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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세제 개편안' 첫 시험대…민심 수습·내부 조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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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 실거주 인정 확대 '공감'…종부세 구분 철폐 '요청'
40·50·서울 이탈…"세제 조율 급하다"
공급은 한목소리, 용산은 '오세훈 벽'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부동산 세제 개편안 조율'이라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 성난 민심과 당내 우려를 정부에 전하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조세 정상화 기조를 흔들지 않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내건 '당정 일치'가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비거주 1주택 실거주 인정 확대 '공감'…종부세 구분 철폐 '요청'

김 대표는 23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부동산 세제와 주택 공급 방안을 두 시간 넘게 논의했다.

당정이 먼저 뜻을 모은 것은 '비거주 1주택자 구제'다. 정부안은 같은 1주택자라도 실제 사는 집이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깎아주고 살지 않는 집이면 세금을 물린다. 정부는 취학·전근·질병 치료·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는 예외로 두되 최장 3년까지만 거주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이 문턱이 너무 높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당정은 이 예외를 더 폭넓게 인정하자는 데 공감했다. 육아나 가족 돌봄을 위해 집을 떠난 경우 등이 실거주 사유에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은 한 발 더 나가 종부세에서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구분 자체를 없애자고 강하게 요청했다. 정부안은 1주택자라도 실거주자에게는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려주는 반면, 비거주자는 9억원으로 깎아 세금을 더 물린다. 당의 요청은 이 차등을 없애 집 한 채만 가졌다면 살든 안 살든 똑같이 매기자는 것이다. 집 한 채 가진 중산층까지 투기 세력처럼 세금을 더 문다는 서울·수도권의 반발이 그 배경에 있다.

다만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구분 철폐는 아직 당의 요구로, 정부 수용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정부도 공감했느냐는 질문에 "강하게 요청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안이 전반적으로 손질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종부세 조정은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중심 전환도 전월세 시장에 미칠 파급을 세심하게 짚어봐야 한다며 보완을 강조했다. 청와대도 세제개편안이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여지를 열어뒀다.

종부세 공제 조정폭 같은 구체적 수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정부안에 담긴 비거주 1주택자 공제 축소, 세 부담 상한 상향,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을 어떻게 손볼지를 두고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안이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국회에 제출되는 만큼 당정은 그 전에 수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40·50·서울 이탈…"세제 조율 급하다"

김 대표가 조율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심상찮은 여론이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45%로 사실상 제자리였지만, 40대와 50대만 보면 각각 3%포인트, 6%포인트 내렸다. 특히 50대는 7월 말 69%에서 3주 사이 19%포인트가 빠졌다. 서울·수도권에 집 한 채를 두고 자산 대부분을 묻어둔 층이 세제 개편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민심은 더 차갑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19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3 공급 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서울 응답이 61.6%에 달했다.(두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는 격앙된 발언과 함께 "비거주 1주택자 정책을 총선 이후로 유예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149만 1주택자를 정부 정책의 저항자로 만들면 서울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우려였다.

반면 조세 정상화는 정부·여당이 물러서기 힘든 명분이다. 이 대통령도 근로소득에는 최고 절반 가까운 세율이 붙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라도 세금은 몇억에 그친다며 형평을 강조해 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김 대표는 여론과 당내 완화 요구, 정부의 원칙 고수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느 것보다 이 사안의 조율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공급은 한목소리, 용산은 '오세훈 벽'

공급에서는 당정이 한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주거 안정의 핵심은 공급 확대라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쓰겠다고 했다. 관건은 인허가 권한을 쥔 서울시다. 당정은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의 구역 지정 등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넘기기로 했다. 시행령 개정으로도 가능하지만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관련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권한 일부를 자치구로 내려, 공급에 견해를 달리하는 오 시장에게 견제구를 던지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26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가 상정 여부를 두고 맞선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도 변수다. 캠프킴 등 용산기지 산재 부지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해 주택 공급에 쓰겠다는 법안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정면충돌한 용산공원 본체 부지가 아니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보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4월 국토위 일방 처리를 문제 삼아 필리버스터까지 예고한 상태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은 이날 당정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관련 논의는 있었지만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영배 서울시당위원장이 잇따라 오 시장과 만났으나, 오 시장은 본체 부지를 주택에 쓰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상태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 출신이자 전당대회에서 '당정 일치'를 앞세운 김 대표가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이라는 두 과제를 매끄럽게 풀어내면 여권 지지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반면 실패할 경우 취임 초반부터 정책 조율 역량에 의심을 살 수 있다. 정부안 국회 제출까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김 대표가 성난 민심과 정부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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