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조직은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사람이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조직이 구성원에게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신뢰다." 경기도가 5급 이상 간부 인사를 이례적으로 연기하면서 조직 내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30년 넘게 경기도에서 근무한 한 간부공무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을 '예측 가능성과 신뢰'로 진단했다.
붕 뜬 경기도청…인사 미루고 실무진만 발령에 당혹
이전에 없던 초유의 인사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도 내부 분위기는 당혹감 그 자체다. 정기인사가 이듬해로 미뤄지면서 행정 부서 전체가 붕 떠버린 데다 결원 보충을 이유로 6급 이하 실무진 인사만 우선 단행하는 방침을 두고 "실무자만 메우는 반쪽짜리 인사"라는 불만도 나온다.
30년 넘게 조직을 지켜본 그의 시선은 이번 인사 연기를 단순한 인사 일정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새 도정이 기존 조직과 구성원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인사를 내기보다, 조직을 파악하고 조직개편과 연계하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까지 당연한 비용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진 연기는 개인 경력의 타격…"10년, 20년 페널티"
그는 승진 대상자들이 가장 큰 불확실성을 겪는다고 했다. 그는 "10명이 승진해야 하는데 인사가 미뤄지면 다음 인사에서 대상자가 2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순위가 밀리면 장기적으로 불이익이 누적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예측 가능성'과 '신뢰'였다. 인사와 조직개편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질수록 불안과 초조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예측 가능성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불안과 초조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 더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속도보다 중요한 건 로드맵…핵심은 '예측 가능성'
그는 인사 지연 자체보다, 구성원이 왜 인사가 늦어지는지와 앞으로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은 인사를 무조건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경기도 조직은 학습 능력과 적응력이 뛰어난 집단"이라며 "직원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변화 속에서도 구성원의 미래는 보호받아야
30년 가까이 경기도 조직에서 일한 그가 이번 인사 연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도 여기에 있다. 조직은 필요하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과정에서 조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미래까지 불확실해져서는 안 된다.
결국 이번 인사 논란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변화하는 조직이 구성원에게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조직은 변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의 미래까지 불확실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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